해외 플랜트 사업이 대형 건설사들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저유가로 중동 지역 발주가 줄어들면서 건설사들은 인력 축소까지 진행하고 있다.

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은 플랜트 사업본부 직원 1500여명이 이달 무급휴직에 들어간다. 지난해 해외 플랜트 수주액이 전년의 10%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창사 이래 첫 무급휴직이다.

회사는 무급휴직 외에도 임원 급여 자진 반납, 플랜트사업본부가 사용 중인 서울 종로 D타워 사무공간 축소 등 비용 절감안도 검토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모로코 발전사업에서 불거진 부실로 매각이 불발되면서 해외 현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장 실태 파악을 거친 뒤 결과에 따라 인력 또는 해외사업에 대한 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대우건설은 최근 3년 동안 플랜트 부문 신규채용을 하지 않았다.

현대건설은 국내 석탄발전 등 전력사업부문의 인력을 해외 플랜트 사업부로 통합하고, 해외사업장이 늘어난 현대엔지니어링과 인력 교류를 통해 잉여 인력을 해소하고 있다.

해외 플랜트가 주력인 삼성엔지니어링은 지난 몇 년간 플랜트 부문 채용 인원을 대폭 줄여 직원 수를 2년 새 1000여명 이상 감축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5년 조 단위 대규모 적자로 위기 상황 극복과 고통분담 차원에서 전 직원을 대상으로 1개월씩 무급 순환휴직을 시행했다. 임원은 휴직 없이 급여 1개월 치를 반납했다.

SK건설과 GS건설 등도 채용 동결, 인력 순환 배치 등을 통해 2015년부터 2017년까지 2년새 플랜트 부문 직원을 20% 가량 감축했다.

지난 수년간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주 실적은 기대 이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저유가로 중동 지역 발주가 줄어든 여파에 따른 것이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290억599만7000달러로 300억 달러에도 못 미쳤다. 과거 2010년대 초반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당시 해외건설 수주가 호황으로 현대건설, 삼성물산, 삼성엔지니어링 등이 연간 100억 달러 이상을 수주했다.

해외 플랜트 시장의 저가 출혈 수주와 기술 부족에 따른 우발 채무 증가 등으로 해외 부실이 고질적인 문제가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건설업계는 10여년 전부터 중동 등 해외 플랜트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 업체들끼리 출혈 수주 경쟁을 벌이면서 "수주할수록 손해"라는 말까지 돌았다.

또 플랜트는 공사가 끝나더라도 설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공사비를 받지 못하고 대규모 지체보상금까지 물어줘야 한다. 이 때문에 우리 업체들의 대규모 부실이 돌출하는 경우가 종종 나왔다. 8대 건설사의 해외 미수금도 작년 9월 현재 10조2000억원에 달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