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거부로 접견 못 한 국선 변호인단 5명, 마지막까지 방어 '노력'
"다른 사건 유죄 났다고 동일 판결하면 안 돼"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변론해 온 국선 변호인단은 27일 결심공판에서 "박 전 대통령이 했던 일까지 없던 일로 치부하지 말아달라"며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

일부 변호인은 감정에 북받쳐 울먹였고,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변호사 5명으로 구성된 국선 변호인단은 이날 서울증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종 변론을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미르·K스포츠 재단 강제 출연 모금 혐의에 대한 변론에 나선 박승길 변호사는 무지개를 비유로 들며 "통상 무지개를 그릴 때 색을 구분하지만 실제로 보면 그 경계가 명확하지 않다"면서 명확히 죄가 되는 행위만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재단 출연 요구가 강요죄가 되려면 협박 등을 동반해야 하는데, 그런 행위가 없었던 만큼 처벌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박 변호사는 그러면서 "피고인이 강요죄로 처벌받아야 정의를 세우고 적폐를 청산하는 게 아니다"라며 "재단 출연을 거부하지도 않았으면서 이제는 책임을 회피하는 전경련을 피해자로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경종을 울리는 것도 우리 사회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평창 동계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로 문재인 대통령이 "높은 곳에서 환영받고 박수받는다"고 말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업적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은 경기장 등의 사후 활용을 고민했고 우리 문화와 과학기술, 또 스포츠를 통해 국가브랜드를 널리 알리려고 노력했다"면서 "이런 모든 일까지 없었던 일로 치부하지 말고, 실수가 있었더라도 대통령으로서 불철주야 노력한 점을 감안해 유죄로 인정되더라도 부디 선처해달라"고 울먹였다.
김혜영 변호사는 개별 기업에 대한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선의로 추진한 것일 뿐 사리사욕을 추구하려 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측근의 잘못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정치적, 도의적 비판은 받을지언정 피고인의 행위를 모두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철구 변호사는 삼성의 승마 지원이 "정유라 1인만을 위한 게 아니라 올림픽을 대비해 승마선수들을 지원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전 대통령이 이 자리에 있었다면 이런 말을 했을 것"이라며 박 전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16일 재판 '보이콧'을 선언하면서 밝힌 심경을 그대로 따라 읽기도 했다.

강 변호사는 재판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나 "이 사건은 직접적인 증거도 없고 간접적인 증거도 없다.

관련자들 진술밖에 없다"며 무죄를 거듭 주장했다.

그는 "이미 다른 사건에서 유죄 판결이 났다고 해서 이 사건에서 동일한 판결을 내린다면 기록을 본 저희 입장에서는 마음이 많이 아플 것"이라며 유죄 판결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강 변호사는 "저희는 최선을 다했다"면서 "피고인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국선 변호인의 역할인 만큼 앞으로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간 국선 변호인단은 박 전 대통령의 거부로 접견하지는 못했지만 사건 수사 및 재판 기록 등을 검토해 박 전 대통령 측 방어논리를 세워 재판에서 검찰에 대응해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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