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산업은행 "미국 GM, 대여금 이자율 낮춰야"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GM 부평공장에 대한 담보 요구를 포기했다.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7000억원가량의 대여금은 일단 회수를 보류하기로 했다.

한국GM은 23일 부평공장에서 이사회를 열어 이 같은 입장을 정했다. 한국GM 이사회는 GM 측 이사 일곱 명과 2대주주인 산업은행 측 이사 세 명으로 구성돼 있다. GM은 이사회에서 그동안 주장해온 부평공장 담보 설정을 요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GM은 애초 이달 말이 만기인 7000억원가량의 대여금에 대해 부평공장 담보 설정을 요구했다.

GM은 담보 요구를 이사회 안건으로 올려 임시주주총회를 열어도 물리적으로 이를 관철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 담보 설정은 주주총회 특별결의사항으로, 지분 85%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가결될 수 있다.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반대하면 부결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부평공장 담보 요구에 대한 국내 부정적 여론을 감안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7000억원가량의 한국GM 대여금에 대해선 회수를 보류하기로 했다. GM 측은 산은 측 이사들에게 “오는 3월 말 산은의 실사가 끝나기 전까지 일단 대여금을 회수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산은의 실사를 다음달 말까지 최대한 빨리 끝내달라는 ‘무언의 요구’로 읽힌다. GM이 정부와의 본격 협상을 앞두고 대여금 상환을 계속 거론하며 정부와 산은을 압박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한국GM이 GM 본사에서 빌린 차입금은 3조원에 달한다. 대부분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빌린 돈이다. 연 4.8~5.3% 이자를 물고 있으며 대부분 만기를 계속 연장해왔다. 이 중 지난해 말 1조1300억원의 만기가 돌아왔으나, GM 본사는 이 가운데 4000억원 정도를 최근 회수하고 나머지 7000억원가량은 만기를 연장해왔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GM이 진정성을 보여주려면 더 확실하게 상환 만기를 일정 기간 연장한다는 확약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한국GM 이사회에 참석한 산은 측 이사들은 GM 측에 “대여금 이자율도 낮춰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창민/박신영/배정철 기자 cmjan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