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랑고, 이용자수 리니지M 10배…매출은 20위권밖
단기 성과 포기하고 글로벌 조준하는 게임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과금 요소를 줄인 일명 '착한 게임'들이 인기 대비 부진한 매출 성과를 내고 있다. 게임 업계에선 예상 가능했던 결과라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심은 단기 성과 대신 '글로벌 롱런'이라는 큰그림을 택한 이들의 전략이 먹힐지에 쏠리고 있다.

21일 구글플레이에 따르면 넥슨이 지난달 26일 출시한 '야생의 땅: 듀랑고(이하 듀랑고)'의 현재 게임 매출 순위는 22위로 밀려났다. 출시 이후 최고 4위까지 올랐다가 빠르게 순위가 떨어지는 추세다.

◆인기 못 따라가는 듀랑고 매출

하지만 이용자 수 지표는 여전히 긍정적이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듀랑고 주간(1월29일~2월4일) 이용자 수(WAU)는 172만명에 달한다. 인기 게임 리니지M(16만명)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듀랑고는 앱(응용프로그램) 분석업체 와이즈앱 기준 주간 사용시간에서도 게임 부문 1위를 차지했다.

매출 최상위권 게임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초반보다 이용자는 줄었지만 이들이 게임에 쓰는 돈은 여전히 적지 않다. 현재 국내 모바일게임 매출 1위인 엔씨소프트(444,5003,500 0.79%)의 '리니지M'은 일매출이 30억~4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

듀랑고는 지난주까지 출시 후 약 3주동안 매출 10위 안에 머물렀다. 업계는 통상 구글플레이 매출 10위권 게임의 경우 최상위권을 제외하고 최소 일매출 1억원 이상을 올리는 것으로 추산한다. 듀랑고의 화제성이나 인기에는 다소 못미치는 수준이다.

업계에선 듀랑고의 매출 부진이 어느 정도 에견된 상황이었다. 국내 매출 상위권 게임들은 대부분 뽑기식 확률형 아이템 구매를 유도하는 과금 모델을 도입하고 있다.

듀랑고를 비롯해 최근 대작 게임들은 이같은 모델을 따르지 않겠다고 출시 전부터 공언했다. 실제로 듀랑고의 유료 아이템은 능력치에 영향을 주는 것보다 시간 단축이나 외형 치장용이 많다.

'야생의 땅: 듀랑고' 게임 실행 화면. / 사진=넥슨 제공

◆착한 게임 목표는 '글로벌 장수'

지난해 국내에서 일부 중국산 게임들이 과금 요소를 줄이고도 이례적으로 흥행한 사례가 있지만 흔한 경우는 아니다. 게임빌(51,6001,800 -3.37%)이 올 초 출시한 대작 '로열블러드'도 과금 요소를 덜어냈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펄어비스(219,100200 -0.09%)가 오는 28일 선보이는 '검은사막 모바일'도 착한 게임 성향을 갖고 있다. 현금을 써서 아이템을 무한대로 강화하는 시스템을 배제했으며, 아이템 대부분을 게임속에서 획득할 수 있게 했다. 이 게임의 사전예약자 수는 400만명을 돌파했다.

황승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기대 신작인 검은사막 모바일은 과도한 과금 구조 탈피에 따른 트래픽 확보와 매출의 상관관계가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과금 요소를 줄인 모바일게임들. 게임빌의 '로열블러드'(왼쪽),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모바일'. / 사진=양사 제공

이들 게임은 글로벌 공략이라는 장기 목표를 세운다. 출시 초반 일정 매출을 포기하더라도 국내형 과금 공식에서 과감히 벗어나고 있다. 특히 북미나 유럽에선 초반부터 과금을 유도하는 게임에 저항이 강해 국내와 다른 전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과금 요소가 적은 게임은 다양한 세대와 신규 이용자 확보에도 유리하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듀랑고의 이용자 분포는 10대 32%, 20대 30%, 30대 22%, 40대 15% 순이다. 리니지M과 리니지2: 레볼루션은 30~40대가 주 이용자층이다. 과금 성향이 짙은 게임은 초보자가 진입하기에 어려운 경향이 있다.

듀랑고 제작을 총괄한 이은석 넥슨 왓스튜디오 프로듀서는 "단기 매출보다 최소 10년 이상 서비스되는 '오래가는 게임'을 만드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게임 속 세계가 지속 가능하도록 설계해 뒀고, 무과금 플레이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박희진 한경닷컴 기자 hotimpact@hankyung.com
게임·엔터 분야를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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