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호황’으로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올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0조원 안팎의 법인세를 낼 것이라는 보도(한경 2월19일자 A1, 2면)다. 정부가 65세 이상 노인에게 월 20만~25만원씩 지급하는 기초연금 올해 예산(9조8399억원)과 비슷한 규모다. 기업의 성장이 국부(國富)와 복지의 원천이라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해 53조65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삼성전자는 오는 4월 약 7조5000억원의 법인세를 납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일 기업 법인세액으로는 역대 최대다. 13조721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SK하이닉스는 약 2조5000억원의 법인세를 낼 전망이다.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두 회사가 2016년 기준 전체 법인세수(52조1000억원)의 19.2%를 부담한 셈이다.
튼실한 기업이 많아지면 나라 곳간이 두둑해지고, 국민 삶의 질도 자연히 높아진다는 것은 상식이다. 양호한 실적을 올리는 기업들은 많은 세금을 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재정에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협력업체 성장도 돕는다. 기업이 투자를 늘릴수록 파급 효과는 더 커진다. 삼성전자(43조4000억원)와 SK하이닉스(10조3000억원)의 지난해 시설투자액은 53조7000억원에 달했다. 이 돈의 상당부분이 장비 구입과 토목·건축공사 등을 통해 협력업체에 흘러들어갔고, 공장이 위치한 평택과 이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했다는 평가다.

기업 환경은 녹록지 않다. 공장가동률은 외환위기 이후 최저 수준이고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결정 여파도 작지 않다. 미국 통상 압박은 전방위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반(反)기업 정서는 여전하고 노동시장 경직성은 해소될 기미조차 없다.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는 각종 규제도 여전하다.

기업이 움츠러들면 일자리도, 소득도 늘어나지 못한다. 소득주도 성장 역시 근간부터 흔들릴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사례는 기업의 실적 호조보다 더 나은 경기부양책은 없다는 것을 웅변하고 있다. 정부가 할 일은 그런 환경을 조성해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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