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주효

저유가 이어지고 비정유부문 확대

2016년 역대 최고 영업이익을 기록한 국내 정유 4사가 지난해 또 한번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인 데다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비(非)정유 부문 사업 비중을 확대한 것도 실적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1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SK이노베이션,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 정유 4사가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7조9589억원이다. 8조원을 돌파하지는 못했지만 정유 4사의 역대 최고 실적이던 2016년 7조9513억원을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정유업계가 호황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으로는 국제유가의 완만한 상승세가 꼽힌다. 국내 정유업체들은 고도화설비 비율을 높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우위를 갖춰 더 빠른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본업인 정유사업이 아닌 비정유 부문으로 사업을 다각화한 것도 실적 개선의 주요 요인이다. 정유사업도 나쁘지 않은 업황을 보였지만 국제유가라는 불확실성에 실적은 출렁였다. 지난해 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70달러 가까이 올랐다가 떨어지면서 정유 4사 모두 정유 부문에서 전년 대비 주춤한 실적을 보였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2014년 정유업계가 7000억원대 손실을 기록한 이유는 모든 정유사가 전체 매출의 70~90%를 정유 부문에만 의존했기 때문”이라며 “2014년 실적 쇼크를 경험한 정유사들이 비정유 부문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업계 1위는 SK이노베이션이 차지했다. 지난해 3조234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2015년 49%에 불과하던 비정유 부문을 2017년 64% 수준으로 늘린 결과다.
GS칼텍스는 지난해 2조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조5482억원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388억원 감소했다. GS칼텍스는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환율 하락 등이 영향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GS칼텍스는 석유화학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전남 여수 제2공장 인근 43만㎡ 부지에 2조원가량을 투자해 올레핀 생산시설(MFC)을 짓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 1조4625억원을 기록한 에쓰오일 역시 비정유 부문이 약진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정유 6935억원, 석유화학 3414억원, 윤활기유 부문 4277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 비정유 부문 영업이익 비중이 52.6%를 기록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하반기 잔사유 고도화 설비와 올레핀 다운스트림 콤플렉스 등 신규 설비가 가동을 시작하면 비정유 부문 비중은 더 늘어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조2605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업계 ‘막내’지만 에쓰오일 실적을 바짝 추격했다. 2년 연속 사상 최대치로, 올해 처음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전체 영업이익에서 비정유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기준 8.5%에서 지난해 32.7%로 껑충 뛰었다.

비정유 부문은 연결 기준에 포함되는 자회사 현대케미칼(2670억원) 현대쉘베이스오일(1237억원)의 영업이익이 반영된 것이다. 일본 코스모석유와 지분 50% 공동 투자로 연결 기준 영업이익에 포함되지 않는 현대코스모(1154억원)의 영업이익까지 반영하면 비정유 부문 비중은 38.3%까지 늘어난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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