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이후 해마다 노심초사…"공교롭게 지선 앞둔 올림픽 기간에"

사진=연합뉴스

"선거가 있는 짝수 해 대형 산불의 저주가 14년 만에 되살아 난 걸까."

사흘 밤낮 축구장 164개 면적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삼척 노곡·도계산불로 '선거가 있는 짝수 해 대형 산불' 징크스가 되살아났다.

지난 11일 발생한 이번 산불은 사흘간 117㏊(축구장 면적 164배에 해당)를 태워 올해 들어 첫 대형 산불로 기록됐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된 올해는 공교롭게도 오는 6월 13일 제7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열리는 짝수 해다.

그동안 '선거가 있는 짝수 해에 강원 동해안에는 대형 산불 산불이 발생한다'는 징크스 아닌 징크스가 있었다.

그만큼 선거가 있는 짝수 해에 동해안에서는 유난히 대형 산불이 많았다.

대형 산불의 시작이었던 고성 산불이 났던 1996년 4월에는 제15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던 해였다.

당시 사흘 만에 꺼진 산불은 3천762㏊의 산림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16개 마을의 주택 227개가 불에 타 200여명의 주민이 집을 잃었다.

제2회 전국동시 지방선거가 있던 1998년 3월에는 강릉 사천면 덕실리에서 불이 나 350㏊를 태워 60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백두대간을 초토화했던 초대형 산불이 났던 2000년에는 제16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졌다.

속초 청대산과 강릉 옥계 산불이 났던 2004년에는 17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다.

이들 산불로 잿더미가 된 산림만도 2만㏊가 넘는다.

징크스라고 가볍게 무시하고 넘어가기엔 산림과 지역 주민에게 안긴 상처가 너무 컸다.

2005년 천년고찰 낙산사 화재 이후 선거가 있는 짝수 해에 더는 대형 산불은 나지 않았다.

지난해 3월 75㏊를 태운 강릉 옥계 산불과 그해 5월 327㏊의 산림을 태운 강릉 성산·삼척 점리 산불 등 대형 산불이 잇따랐지만, 이 같은 징크스와는 거리가 있었다.

작년 동해안 대형 산불은 2005년 양양 낙산사 산불 이후 12년 만이지만 '홀수 해에 대형 산불이 난다'는 새로운 징크스를 만들기에도 여러모로 부족했다.

그러나 이번 삼척 노곡·도계 산불은 2004년 이후 14년 만에 되살아난 '선거가 있는 짝수 해 대형 산불'이라는 점에서 악몽이 아닐 수 없다.

일부 주민들은 징크스는 징크스일 뿐 우연의 일치에 불과하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분위기다.

또 다른 주민들은 "징크스도 우려와 불안에서 비롯된 만큼 이를 불식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로 산불을 사전에 방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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