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H.O.T (왼쪽부터) 장우혁, 문희준, 강타, 이재원, 토니가 화려하게 부활한다. /한경DB

2000년대 초 아이돌 시대를 열었던 '1세대 아이돌'이 추억을 들고 돌아왔다.

17년 만에 재결합 한 H.O.T.는 지난 15일 서울 잠실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토토가3' 특집 무대를 꾸몄다. 이들의 모습은 오는 17일, 24일 '무한도전' 설특집 스핀오프를 통해 방송된다.

'무한도전'은 2014년 연말 추억과 음악을 전면에 내세워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이하 '토토가')라는 코너를 기획했다. 처음 방송된 '토토가1'는 1990년대를 휩쓸었던 터보, 김현정, S.E.S., 쿨, 소찬휘, 지누션, 조성모, 이정현, 엄정화, 김건모 등이 모여 무대에 올랐다. 이후 1990년대 음악과 복고 열풍이 일었다.

방송 후 '토토가'에서 선보여진 음악들이 각종 온라인 음원차트 순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해체했던 그룹 터보와 S.E.S.는 과거의 영광을 추억 속에서 끄집어 내며 재결합을 알렸다.

그룹 터보는 보컬 김종국을 주축으로, 원년 멤버 래퍼 김정남과 전성기를 함께 보냈던 래퍼 마이키까지 3인조로 15년 만에 재결합에 성공했다.

올해로 데뷔 21주년을 맞은 이들은 2015년 정규 6집 앨범을 시작으로 미니앨범 등을 발매하며 성공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또한 지난해 열린 '2017 터보 콘서트-아는형들' 서울 공연에는 10대 팬부터 자녀와 함께 온 중년 팬까지 폭 넓은 연령층의 관객들이 공연장을 찾아 성원했다.

1997년 데뷔한 그룹 S.E.S.는 2002년 공식 해체하기까지 핑클과 함께 1세대 걸그룹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이후 바다는 가수와 뮤지컬 배우로, 유진은 배우로 활동했으며 슈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활약했다.

S.E.S 멤버들은 '토토가1'를 통해 재결합을 꾀했지만, 멤버들의 스케줄로 아쉽게 불발됐다. 하지만 이들을 만들었던 SM엔터테인먼트 이수만 회장과 만남을 가지며 재결합을 구체화시켰다.
멤버들의 의견 합치와 SM의 적극 협력 아래 2016년 10월 데뷔 20주년을 맞아 의미 있는 재결합으로 팬들을 만났다.

단독 콘서트 무대에 오른 유진은 "우린 셋이 늘 (재결합) 이야기를 했었다. 언제나 상상해왔던 순간이다"며 벅찬 마음을 전했다.

그룹 젝스키스 역시 '토토가2'를 통해 재결합했다. 해체 16년 만에 재결합 무대를 펼친 이들은 1998년에 발매한 '커플'로 음악 방송 1위 후보에 오르는가 하면 각종 음원사이트 순위 3위 안에 드는 등 저력을 보였다.

사실 H.O.T.와 젝스키스는 데뷔 때부터 라이벌 구도로 이뤘다. 1996년 SM엔터테인먼트는 '10대들의 승리'라는 뜻을 담은 5인조 보이그룹 H.O.T.를 출격시켰다.

H.O.T.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이듬해 DSP엔터테인먼트는 '여섯 개의 수정' 6인조 그룹 젝스키스를 만들었다. '폼생폼사', '커플', '컴백'(Com Back) 등 히트곡으로 큰 사랑을 받아온 이들은 "멤버들 각자가 다른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 해체를 결정했다"며 3년간의 짧은 활동을 끝으로 해체를 선언했다. 당시 젝스키스의 갑작스러운 해체에 팬들은 DSP미디어 기획사 앞에서 항의 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해체 16년만에 팬들과 만난 젝스키스는 YG엔터테인먼트와 전속 계약을 맺고 새 앨범 '2016 Re-ALBUM'으로 찾아왔다. H.O.T.와 함께 90년대를 이끈 양대산맥답게 젝스키스의 앨범은 발매 후 음원차트 상위권을 휩쓸었다. 또 두 차례의 단독 콘서트는 2만 석 전부 매진됐다.

또 연예 활동을 접었던 멤버 고지용은 아들과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에 출연 중이다.

'1세대 아이돌'의 전설로 불리는 H.O.T.도 재결합에 성공했다. 오랜 논의 끝에 성사된 완전체 재결합인 만큼 시청자의 기대감이 높다. 하지만 성공적인 재결합 프로젝트를 위해 풀어야할 숙제가 남아있다.

연예계 관계자는 "이들의 귀환은 3040세대에겐 추억을 선사하고, 1020세대에게는 새로운 감성을 자극한다"면서도 "급변하는 가요계에서 끝까지 살아남기 위해서는 '향수팔이'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충고했다.

김현진 한경닷컴 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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