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분산원장)기술을 지급 결제 시스템에 활용한 결과 처리 속도가 느리고 장애가 발생했을 때 복구가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9월부터 올 1월까지 분산원장기술을 이용해 은행 간 자금이체 모의 테스트를 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3일 발표했다. 한은은 자체 자금 결제 시스템인 한은 금융망에 골드만삭스, 바클레이즈, 국민은행, 신한은행 등 국내외 금융회사가 참여하는 분산원장기술 컨소시엄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사용했다. 자료는 2014년 3월3일 한은 금융망 참가 회사가 실제 거래한 자금이체 데이터 9301건을 활용했다.

테스트 결과 분산원장기술을 이용한 은행 간 자금이체는 현행 방식보다 28%가량 처리 속도가 느렸다. 현재 방식대로라면 지급 지시 9301건을 처리할 때 9시간이 걸리지만 분산원장기술로는 2시간33분이 더 걸렸다.
시스템 장애가 발생했을 때도 얼마나 복원할 수 있을지 확인되지 않았다. 한은 관계자는 “처리 속도가 지연되는 것은 분산원장기술의 거래 기록 검증 과정이 중앙집중형 시스템보다 복잡하기 때문”이라며 “장애 발생 때 복구가 곤란한 점은 비밀 유지를 위해 정보 공유 범위를 제한한 것이 원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안성은 양호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시스템에 참가하는 금융회사가 늘어나도 모의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등 시스템 확장성 역시 우수한 것으로 평가됐다. 한은의 테스트 결과는 일본·캐나다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실행한 테스트 결과와 비슷하다.

한은은 “이번 테스트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 발행 여부와 무관하다”며 “분산원장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가 매우 빠른 점을 고려해 업계 동향을 주의 깊게 살피고 지급 결제 서비스에 대한 적용 가능성을 계속 연구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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