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 차주의 대출이 순수가계대출보다 금리 상승이나 신용등급 하락에 최대 4배 더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가 속도를 내면서 금리가 오르고 있는 상황이라 내수 회복까지 더디면 자영업 대출이 대거 부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차주의 신용등급과 대출 특성에 따른 가산금리가 1%포인트 오를 때 자영업 차주의 부도확률은 비(非)자영업(순수가계) 차주에 비해 3~4배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금리 상승이나 신용등급 악화에 더 취약하다는 의미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자영업 차주의 대출은 682조원으로 추정됐다.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은 차주의 가계대출 잔액까지 합쳐 계산한 금액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을 받은 자영업 차주의 상환 능력이 떨어지면 연쇄적으로 가계대출도 갚기 어려워지는 만큼 통상 자영업 대출은 두 가지 대출을 합친 금액으로 본다.

자영업 차주의 대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자영업 차주의 대출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월 36.17%로 5년 전(35.32%)에 비해 늘었다.
한은은 자영업자가 비자영업자에 비해 금리 상승 충격에 훨씬 취약하다고 우려했다. 실제 한은의 분석 결과, 차주의 신용등급이 떨어지거나 금융회사의 대출금리 인상으로 신용등급별 가산금리가 1%포인트 오를 경우 자영업 차주의 부도확률은 1.01%포인트 높아졌다. 비자영업 차주의 부도확률은 0.24%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자영업자는 중복 차입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아 영업이 부진해져 추가로 대출을 받을 때 은행보다 비은행, 담보대출보다 신용대출을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 많다. 이 때문에 금리 상승에 따른 부실 위험이 더 커질 수 있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금리상승에 따른 국내 금리 상승이 차주의 부도확률을 높일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며 “특히 차주의 부도확률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금융회사의 대출종류별 금리체계와 신용등급별 가산금리 체계의 변동을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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