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개회 앞두고 스키협회 선수선발 논란 휩싸여
한국 선수 최초로 알파인 스키 복합 출전해 33위 선전
"다른 선수들 몫까지 최선 다하면 다들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요?"

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알파인 스키 선수로는 26년 만에 올림픽 활강 경기 출전을 앞둔 김동우(23·한국체대)는 난데없이 논란의 중심이 됐다.

대한스키협회의 행정 착오로 한국에 단 4장의 알파인 스키 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졌고, 대표팀 결단식에 참가했다가 탈락 소식을 접한 경성현(28·홍천군청)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부당함을 주장하는 게시물을 올렸다.

올림픽 출전권을 놓친 경성현이 올린 글은 큰 파문을 일으켰다.

게시물에서 언급된 김동우는 순식간에 '실력도 없으면서 올림픽 출전권을 강탈한 선수'처럼 돼버렸다.

13일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복합 경기가 끝난 뒤 김동우는 "대표 선발 과정에서 저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힘들었다.

최대한 비난에 신경 안 쓰려고 했지만, 가족이 상처받으면서 함께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신경 안 쓴다고 말은 했지만, 사실 그럴 수가 없었다. 주어진 상황에서 함께 나오려고 했던 선수들 몫까지 최선을 다하면 좋게 봐주시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그간 마음고생을 드러냈다.

피니시 라인에서 경기 내내 초조하게 경기를 지켜보던 김동우의 아버지와 어머니는 아들 얼굴을 보자마자 와락 껴안았다.

스키 국가대표 출신인 아버지 김혁수 씨는 "사람들의 비난에 너무 마음고생이 심했다. 대응하면 더 힘들어질 것 같아서 '실력으로 보여주자'고 생각했는데, 오늘 동우가 너무 장한 일을 했다"며 활짝 웃었다.

이날 김동우는 1차 경기인 활강에서 1분 24초 02, 회전에서 53초 02를 각각 기록해 합계 2분 17초 04로 33위에 올랐다.

그가 목표로 했던 30위 진입에는 아쉽게 실패했지만,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복합 경기에 출전해 65명 중 33위를 올린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다.

김동우는 "순위에 만족한다. 회전에서 실수만 줄였으면 좋았을 텐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며 "다른 분들이 보기에는 뒤떨어질 수 있지만 제게는 소중한 결과다. 첫 단추를 잘 끼워 행복한 하루"라고 했다.

원래 김동우는 기술 경기(회전, 대회전)가 주 종목이다.

그는 15일 활강, 16일 슈퍼대회전, 18일 대회전, 22일 회전, 24일 팀 이벤트에 모두 출전할 예정이다.

한국 알파인 스키 선수가 올림픽 전 종목에 나서는 건 김동우가 최초다.

그는 "좀 더 과감하게 경기하고, 운까지 따라주면 좋은 성적이 날 거다. 많은 분이 찾아와 응원해주셔서 힘이 됐다"며 남은 경기에서도 응원을 부탁했다.

인터뷰가 끝난 뒤 김동우는 발걸음을 돌려 "이 말은 꼭 하고 싶다"며 기자를 붙잡았다.

"3년 동안 같이 (훈련)했던 스피드 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요. 지금까지 같이 해와서 감사드린다고요. 올림픽 무대까지 함께하지 못했지만, 그분들 몫까지 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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