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법원 "해제 조치 부당하다"
서울시 "조례에 포괄 위임" 항소
서울시가 뉴타운 출구전략으로 추진 중인 한양도성 지역 재생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한양도성 문화유산 등의 보존 필요성을 강조하며 정비구역 지정에서 직권해제한 서울시 조치에 대해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오면서다.

1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종로구 사직2 도시환경정비구역 조합이 서울시와 종로구청을 대상으로 제기한 행정소송 1심에서 사법부가 조합 측 손을 들어줬다. 서울시는 지난해 3월 도시계획위원회를 거쳐 종로구 사직2·옥인1·충신1구역을 포함한 35곳의 정비구역을 직권해제했다. 2015년 27곳 이후 최대 규모였다. 사직2구역은 2012년 사업시행 인가까지 받은 상태여서 조합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시가 한양도성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등을 목적으로 무리하게 추진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조합이 서울시에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법원은 서울시가 조례를 들어 정비구역에서 직권해제한 것이 조례에 대한 위임 범위를 벗어났다고 판단했다

서울시는 이에 반발해 지난달 25일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직권해제 조치가 조례의 포괄적인 위임 범위에 있는 내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쟁점이 있는 만큼 법원 판단을 기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이 일대에 추진 중이던 도시재생사업도 차질을 빚게 됐다. 서울시는 사직2구역을 도심 내 주거지 재생의 선도적 거점으로 삼고 지원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착수해 내년까지 공가, 폐가 등 위험 건축물을 정비하고 부족한 기반시설 개선, 주민공동이용시설 등 편의시설 지원을 위한 토지매입 및 공사를 진행한다는 구상이었다. 지난해 정비구역 해제와 조합설립인가 취소를 마무리한 뒤 지구 내 선교사부지 매입 등이 마무리된 상태다. 이를 위해 올해만 73억5000만원의 사업비가 편성돼 있다.

서울시는 이 지역 재생사업을 위한 주민협의체를 구성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1심 판결 이후 주민 여론이 다양하게 분화된 상태”라며 “지역 여론이 정리돼야 협의체가 재가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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