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채권 성격으로 자본금으로 인정 가능
성사 땐 RBC비율 250%
한화생명이 다음달 10억달러(약 1조830억원)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대규모 자본확충을 통해 2021년 도입되는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이달 말 이사회를 열어 신종자본증권 발행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이사회 의결을 받은 뒤 다음달께 금융감독원 신고와 주관사 선정을 거쳐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 및 수요예측 등 구체적인 발행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화생명은 지난해 4월 국내에서 30년 만기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한화생명이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화생명은 지난달 무디스, 피치 등 국제 신용평가회사 두 곳으로부터 ‘A1’ 신용등급을 획득했다. A1 등급은 삼성전자 및 국내 주요 시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등급이다.

업계에선 한화생명이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자금조달 비용을 좀 더 낮추기 위해 신용등급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했다.
한화생명이 잇달아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나서는 건 재무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비율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함께 가져 ‘하이브리드 증권’으로 불린다. 채권처럼 매년 확정이자를 투자자들에게 지급하지만 우선주·보통주처럼 자본금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RBC비율을 계산할 때 분자에 해당되는 가용자본이 늘어나 재무건전성을 개선할 수 있다.

이번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이 마무리되면 한화생명의 RBC비율은 지난해 9월 말 216.9%에서 250% 이상으로 높아진다. 금융당국의 권고 기준인 150%를 지금도 훨씬 웃돌고 있지만 재무 건전성을 더 높인다는 것이 한화생명의 전략이다.

시장에선 최근 전 세계적으로 금리가 오르고 있어 한화생명의 조달 금리는 연 4% 초반대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화생명과 같은 A1 등급을 받았던 교보생명은 지난해 7월 연 3.95%의 조달금리로 5억달러 규모의 해외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성공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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