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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이 설 연휴를 앞두고 맘 편히 웃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연휴 이후 2금융권(카드·보험 등)의 채용비리를 조사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앞서 KB국민은행 KEB하나은행 등 채용비리에 연루된 은행들에 대한 강도 높은 조사가 이뤄지고 있어, 2금융권에서 '다음 타자'가 나올 지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설 연휴 이후 저축은행과 카드사, 보험사 등 제2금융권을 대상으로 한 채용비리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1금융권 채용비리에 대한 조사가 검찰로 넘어가면서 2금융권에 대한 의혹도 파헤치겠다는 것이다.

금감원은 지난 8일 금융회사 채용 비리 신고 센터를 열고 온라인으로 금융업계의 채용 부조리 신고를 받고 있다. 구체적인 채용 비리 제보를 확보해 수사기관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감원에서 구체적인 일정을 통보받지는 못했다"면서 "설 연휴 이후 조사에 나설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안팎에선 은행과 달리 카드·보험사는 은행권처럼 채용비리 문제가 크게 드러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룹사 공채와 연계해 채용하는 경우가 많고 그룹사 내의 위치도 은행만큼 높지 않아 채용 비리 사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삼성그룹과 롯데그룹 등 대기업 금융 계열사들은 대부분 그룹 통합 공채를 통해 신입사원을 모집한다. 그룹 공채 지원서에 1지망~3지망을 써 낸 후 면접을 보고 각 계열사에 배치되는 방식이다. 지원자 수도 수 만 명 이상이다. 특정 계열사를 향한 채용 청탁이 쉽지 않은 이유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 계열사들은 대체로 그룹 내 영향력이 크지 않다"며 "만약 청탁이 있더라도 주력 계열사를 노리지 2금융권을 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큰 회사만 채용 청탁이 있다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며 "채용 청탁은 회사 규모나 선호도가 아니라 채용 시스템과 도덕성의 문제"라고 말했다.

제2금융권 기업들이 대부분 사기업이라는 점도 문제다. 채용 비리의 기준이 애매하다는 것이다.

특히 오너 일가가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경우 오너 일가에 대한 '특채'가 채용 비리에 속하는 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금감원이 명확한 기준을 갖고 채용 비리 조사에 임해야 하는 이유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금감원이 채용 비리 조사에 나서면 성실히 조사를 받을 것"이라면서도 "은행권과는 상황이 달라 큰 문제가 발견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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