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초강력 대북제재 예고

'포괄적 해상차단' 검토

예고된 대로 대북압박… "20년 실수 반복 안해"
미국 국방장관 "올림픽 이후 북한 변화 기대 이르다"
펜스 부통령 "압박 강화하되 북한 원하면 대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에도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 전략을 풀지 않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 20여 년간의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겠다’(1월30일 신년 국정연설)는 발언의 연장선상이다.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 북한의 ‘거짓’ 평화 공세에 한국 정부가 끌려가지 않도록 ‘쐐기’를 박고, 북한을 비핵화하기 위해 최대 압박을 계속해나가겠다는 의지라고 워싱턴 외교가는 관측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맨 오른쪽)이 지난달 18일 워싱턴DC 국방부 앞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가운데),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한경DB

◆주목되는 제재 강도

미국은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강력한 대북 제재를 수차례 예고해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은 지난 7일 한국 방문에 앞서 “북한에 시선을 빼앗기지 않겠다. 조만간 전례없는 강력한 대북 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도 같은 날 ‘수주 내’라며 발표 시점까지 확인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북한의 (비핵화로 가겠다는) 태도 변화가 없다는 점에서 미국이 일정대로 제재에 나선다고 해도 놀랄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관심은 제재 강도에 쏠리고 있다.

미 재무부의 제재는 통상 북한 또는 북한과 거래하는 개인, 기업, 단체의 국제 금융망 퇴출이라는 수단을 이용한다. 제재 대상에 중국을 대거 포함시키면 본격적인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으로 긴장 강도가 커지게 된다.

미국은 공해상에서 북한 선적과 불법거래하는 선박 관련 자료를 축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공위성뿐 아니라 정보원을 통해 밀거래 현장정보를 차곡차곡 쌓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상차단은 리스크 커
미국이 동맹국을 이끌고 ‘포괄적 해상차단(maritime interdiction)’에 나설지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상차단은 무기나 석탄, 석유 등 불법 금수품목을 운송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공해상에서 저지하는 조치를 말한다. 그러나 공해상에서 북한 선적 또는 이와 거래한 제3국 선적을 단속하는 것은 전쟁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하는 리스크가 큰 조치다.

해상차단 구상은 지난해 11월 북한이 미 본토 공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을 발사한 뒤 급부상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당시 성명에서 해상보안 강화 등 추가조치 필요성을 처음 언급했다. 지난달 한국전 참전 20개국 외교 장관들이 캐나다 밴쿠버에서 북핵 해법을 논의했던 자리에서도 이 방안이 거론됐다.

워싱턴 소식통은 “리스크가 큰 해상차단보다는 한국 정부가 한 것처럼 영해상으로 들어온 불법교역 선박을 압류하는 조치를 강화하는 쪽으로 미국이 동맹국을 이끌고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북·미 대화 가능성도 있나

변수는 있다. 평창올림픽 기간 남북 간 대화로 비핵화를 위한 의미있는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다. 이 경우 올림픽 후 북·미 간 대화로 국면이 급반전할 수 있다. 펜스 부통령도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그는 워싱턴으로 돌아가는 비행기에서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비핵화를 위한 최대 압박을 강조하면서도 “(북한이 준비가 돼서) 대화를 원하면 하겠다”고 말했다.

이집트를 방문 중인 틸러슨 국무장관도 12일 카이로에서 “북한이 언제 미국과 진지한 대화를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것은 북한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다만 미국 내에서는 북한의 평화공세를 우려하는 시각이 많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11일 이탈리아 로마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한이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올림픽을 어느 정도 이용하는 것이 올림픽이 끝난 뒤 어떤 견인차 구실을 할 수 있을지 말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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