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2.5조·셀트리온 1조 순매수… 외국인·기관은 매물 쏟아내

코스닥서도 1.4조 나홀로 '사자'
작년 대형주장세서 소외됐던 개인
조정장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

'큰손' 외국인·기관 이기고
'마이너스의 손' 오명 벗을까 관심
급락장 속에서 한국증시의 최대 매수 주체로 떠오른 개인투자자들이 업종별 ‘대장주’ 쇼핑에 나서고 있다. 중소형주나 코스닥 테마주에 투자하는 대신 업종을 대표하는 대형주 중 하락폭이 큰 종목을 중심으로 ‘사자’를 이어가고 있다.

◆대장주로 몰리는 ‘개미’

12일 코스피지수는 21.61포인트(0.91%) 오른 2385.38에 마감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9일(2598.19)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뒤 이날까지 8.19% 하락했다. 미국발(發) 글로벌 증시 조정 여파로 변동성이 커졌다. 이 기간에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와 기관투자가는 각각 2조7667억원, 1조5983억원을 순매도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반면 개인투자자는 10거래일 연속 순매수를 이어가며 4조197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개인들은 최근 대형주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삼성전자(47,400150 0.32%)가 대표적이다.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 조정이 시작된 지난달 30일 이후 전체 순매수 규모의 절반을 넘는 2조5797억원어치의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였다.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302,5006,000 2.02%)(1조776억원)을 비롯해 삼성SDI(256,0002,500 0.99%)(3773억원), LG화학(367,0006,000 1.66%)(2337억원) 등에도 개인 자금이 몰렸다.

이 기간 지수 하락률이 9.04%에 달한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 홀로 순매수 행진(1조4591억원)을 벌였다. 같은 시기에 외국인은 1조4247억원, 기관은 395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투자자들의 ‘사자’ 주문은 셀트리온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후 새 대장주로 등극한 셀트리온헬스케어(93,6001,300 1.41%)(3309억원)를 비롯해 바이로메드(245,0001,100 -0.45%)(568억원) 티슈진(354억원) 등 시가총액 상위 바이오주에 몰렸다.

◆이번엔 승자 될까
최근 조정장에서 나타나는 개인의 매매 흐름은 중소형주나 테마주에 ‘올인’하던 과거와 달라진 것이란 게 증권업계의 시각이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에선 개인들의 이번 ‘베팅’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관심있게 지켜보는 분위기다.

“종목 선택과 관련해선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주가가 떨어지면서 업종 대표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5만1000원(2.28%) 오른 228만6000원에 마감했다. 지난달 29일 이후 10.74% 하락했다.

지난해 고점(287만6000원)과 비교하면 20.51% 떨어져 작년 5월과 비슷한 수준이 됐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4,500100 2.27%)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주가/주당순이익)은 6.84배로 업종 평균(15.04배)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 이경민 대신증권 마켓전략실 팀장은 “다음달로 예정된 액면분할에 대한 기대가 크고, 충분히 조정받았다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며 “지난해까지 대형주 중심의 장세가 이어지는 것을 본 개인투자자들이 조정장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적도 지속적으로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달 29일 이후 17.15% 하락한 게임업종 ‘간판’ 넷마블게임즈(119,0001,500 1.28%)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8163억원으로, 작년보다 60.19%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개인의 최근 매매 흐름에 대한 우려도 크다. 한 증권사 프라이빗뱅킹(PB) 팀장은 “글로벌 증시 조정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고 막연히 판단하고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 등에 겁없이 투자하는 개인이 많다”며 “최근 1~2년간 고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를 쉬는 것을 불안해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밸류에이션만 놓고 보면 지금이 투자할 만한 시점이긴 하지만 최근 조정이 일반적인 수준에서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문제”라며 “당분간은 장을 지켜보며 신중하게 대응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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