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어디로"…전문가 진단

글로벌 경기지표·기업 실적은 양호
저금리가 이끈 유동성 장세 끝나가
미국 국채금리 따라 '일희일비' 할 듯

낙폭과대 우량주 관심 가져볼 만
코스피와 코스닥지수의 조정이 깊어지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9일 43.85포인트(1.82%) 떨어진 2363.77, 코스닥지수는 19.34포인트(2.24%) 하락한 842.60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29일 각각 사상 최고(2598.19)와 16년 만의 최고점(927.05)을 찍은 뒤 9거래일 만에 9.02%, 9.11% 급락했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이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을 부채질할 것이란 우려가 글로벌 증시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조정이 단기에 그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지수보다는 종목별로 접근하는 게 유리하다”고 입을 모았다.

◆“의미있는 반등은 어렵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자산운용사 대표들은 “경기지표와 기업 실적 등 증시를 둘러싼 여건은 나쁘지 않다”면서도 “그동안 주식시장 상승을 이끌어온 핵심 동력 중 하나인 저금리와 유동성에 문제가 생겼다”고 진단했다.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 상승세가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비해 지나치다는 평가도 나왔다. 한국 증시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호실적을 바탕으로 상승한 일부 종목을 제외하고는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높아졌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미국발 증시 급락 사태가 불러온 이번 증시 조정 기간을 놓고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가장 비관적으로 시장을 전망한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소한 1분기 내 상승 반전은 어렵다”며 “올해 안에 인상적인 상승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대표는 “조정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며 “금리 상승은 증시 유동성 측면에서 단기적으로 악재지만 장기적으로는 경기회복 자신감을 보여주는 호재”라고 말했다.
지켜봐야 할 핵심 지표로는 미 국채 금리를 꼽은 전문가가 많았다. 미 중앙은행(Fed) 의장이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국채 시장이 안정을 되찾아야 증시 변동성이 완화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변준호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연 3%에 가까워지면 유동성 장세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는데 그 시기가 예상보다 빨리 온 것”이라며 “여전히 양호한 펀더멘털을 고려하면 주가 급반등 가능성도 열어놔야 한다”고 했다.

◆“낙폭과대 우량주 관심”

전문가들은 올해 증시가 지난해만큼 탄력적으로 오르기는 어려운 만큼 개별 종목 중심으로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코스피지수가 떨어지더라도 저평가주(PER이 낮은 종목)와 과대낙폭주는 반등하는 등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전망에서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로 가면서 주가가 완만하게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며 “펀더멘털을 지켜보면서 우량주를 매수할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주가가 반등할 때마다 주식 비중을 줄여야 하고 바이오주는 정리하는 게 좋다”며 “정부의 육성 의지가 강한 4차 산업혁명 관련주가 상대적으로 좋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조정이 나타났다고 해서 투자자들의 매매패턴이 일순간에 바뀌지는 않는다”며 “최근 성장성이 높은 종목의 낙폭이 컸던 만큼 해당 주식의 실적 등을 보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태호/김진성/나수지 기자 th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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