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속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을까.’ ‘연도별로 과거에는 어떤 일이 발생했나.’ 이런 궁금증 정도는 즉석에서 풀리는 시대다. 온갖 정보가 사이버 공간에 쌓이는 데다 검색 기능도 날로 발달한 덕이다. 전문 연구자들뿐 아니라 재야의 고수도 늘어나면서 ‘역사 콘텐츠’ 자체가 좋아지고 있다. 잘 정리된 다양한 연대기(年代記)들이 인터넷에 널려 있다.

‘과거연표’는 학생들의 공부거리만이 아니다. 역사적 사실을 제대로 알아야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도 예측해볼 수 있다. 언론 역시 정확한 사실관계 기록으로 연표 만들기에 기여해왔다. 미국 신문 중에 크로니클(chronicle, 연대기·연보)을 제호에 담은 곳이 더러 있다.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 ‘휴스턴 크로니클’ 같은 신문들은 ‘비판’ ‘정보제공’기능 못지않게 ‘기록’에 큰 의미를 둔 매체다.

더 궁금한 것은 ‘미래연표’일 것이다. 미래연표도 정확하게 만들 수 있을까. 다양한 분야에서 미래의 일정이 제시돼 있고, 예측 능력도 나아졌다. 곳곳에서 미래연구도 활발하다. 국가 기업 개인 모두 언제쯤, 어떤 일들이 다가오는지 내다보려 한다. 불확실성의 제거는 부(富)와 안전, 지속가능한 발전에 필수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확한 예측은 어렵다.

미래예측은 흔히 인구 문제를 출발점으로 삼는다. 주택·도시문제, 가족제도, 복지, 대학과 지방자치단체의 존망 등 현대사회의 무수한 관심사가 인구 문제와 이어진다. 인구의 증감에서도 지구촌에는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한다. 한국은 일본과 더불어 빨리 늙어가는 나라, 인구 감소가 예고된 대표적인 나라다.
프랑스 학자 A 기야르가 1855년 정립한 뒤 인구학(demography)은 큰 발전을 해왔다. 현대 인구이론의 출발점으로 평가받는 맬서스의 ‘인구론’을 뛰어넘어 이때부터 인구의 규모·구조·변동이 통계적 분석과 연계됐다. 그러면서 인구현상과 인구문제를 다루는 실용 학문으로 자리잡았다.

현직 언론인이 인구학 관점에서 쓴 《미래연표》(가와이 마사시 지음, 한경BP)가 저출산 고령사회 일본에 큰 충격을 던졌다. ‘2020년 일본 여성 절반이 50세 이상, 2027년 수혈용 혈액 부족, 2033년 세 집 중 한 집이 빈집, 2040년 지방자치단체 절반 소멸, 2050년 세계적인 식량쟁탈전 발생….’ 무서운 미래 연대기다. 고령사회로 이행하는 기간이 일본보다 더 짧은 한국에도 시사점이 적지 않다.

미래 예측과 대비에서도 일본의 축적은 앞서간다. 한국도 효과검증이 안 되는 예산투입 전략에나 매달릴 수는 없다. 노인 연령 기준 올리기, 이민·다문화 적극 수용 등 이미 제시된 대안도 적지 않지만 성과는 별로 없다. 한국도 미래연표를 만들어보면 어떨까.

허원순 논설위원 huh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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