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포주공1단지·여의도 광장 등
사업속도 다르고 규제 엇갈려

“반포주공1단지 3주구(사진) 매물 호가는 1주일 만에 7000만원 떨어졌습니다. 바로 옆 1·2·4주구는 계속 오르고 있는데도요.”(서울 반포동 B공인 관계자)

“40년간 같은 아파트에 살았어도 재건축은 따로 해야 한다고 봅니다. 서로 사업비가 차이 나니까요.”(서울 여의도동 광장아파트 주민 박모씨)

재건축을 추진하다가 주민 간 이견으로 각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갈라선 단지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사업 진행 속도와 정부 규제 적용 여부에 따라 단지별로 3.3㎡당 거래 가격이 3000만원까지 벌어지는 곳도 등장했다.

대로변(신반포로) 하나를 두고 두 구역으로 나뉜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가 대표적인 사례다. 1단지 중 1·2·4주구는 지난해 12월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를 피한 반면 사업을 따로 추진하는 3주구는 재건축 부담금을 토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3주구는 지난달 29일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도 실패했다. 지난해 11월에 이어 두 번째 유찰이다. 1·2·4주구는 지난해 9월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재건축 사업 속도에 차이가 나면서 두 지구 아파트 거래가격은 점차 벌어지고 있다. 11일 반포동 중개업소에 따르면 3주구 전용 72㎡ 매물은 18억8000만원에 나왔다. 지난달 19억5000만원에 나왔지만 매수자가 없어 호가를 낮췄다. 1·2·4주구는 매물이 없어 호가만 오른다. 전용 84㎡가 34억~35억원을 호가한다. 3.3㎡당 1억원을 웃도는 가격이다. 반포동 D공인 관계자는 “3주구 매물은 2~3개 나왔지만 1·2·4주구는 여전히 찾기 힘들다”며 “재건축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매도를 결심하는 3주구 집주인이 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여의도 ‘광장아파트’에선 1·2동과 3~11동 주민들이 결국 갈라섰다. 재건축 분담금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서다. 3~11동 주민들은 지난달 1·2동을 제외하고 재건축 안전진단을 신청했다. 3~11동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1·2동 필지 용적률이 3~11동보다 40% 이상 높아 재건축을 함께 추진하면 사업비를 더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용적률이 높을수록 재건축 때 추가로 짓는 가구 수는 줄어든다. 일반 분양 숫자도 그만큼 적으니 소유주가 부담하는 사업비는 늘어날 수밖에 없다.

1·2동 주민들은 여전히 통합 재건축을 요구하고 있다. 1·2동의 한 주민은 “안전진단을 따로 한다고 40년간 한 단지였던 곳이 두 개로 쪼개지진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등포구청은 양측 주민 대표자에게 두 개 필지의 별도 재건축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상태다.

양길성 기자 vertig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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