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10년물에 1000억 '사자'
2021년 새 회계기준 도입 대비
마켓인사이트 2월11일 오후 3시40분

보험사들이 연초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만기 10년 이상 채권에 ‘뭉칫돈’을 쏟아내고 있다. 2021년 새 보험업 회계처리기준(IFRS17) 도입에 대비해 자산 만기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금리상승 추세로 안정적인 이자 수익 매력이 돋보이는 것도 보험사들이 우량 기업의 장기 회사채를 쓸어담는 까닭으로 분석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LG화학(344,0001,500 -0.43%)(신용등급 AA+)이 50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위해 지난 9일 벌인 수요예측에 총 2조16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2012년 4월 제도 도입 후 사상 최대 규모다. 특히 보험사들이 공격적으로 장기물 투자에 뛰어들었다. 10년물(모집액 1000억원)에 들어온 3800억원의 매수 주문 중 1000억원이 보험사가 낸 것이었다.
‘AAA’ 등급 이동통신사인 KT와 SK텔레콤 회사채도 보험사들 사이에서 인기를 누렸다. KT와 SK텔레콤은 지난달 말과 지난 8일 각각 3000억원을 모집하는 수요예측을 했는데 들어온 돈이 1조2400억원과 1조200억원에 달했다. 보험사들은 KT(모집액 1500억원)와 SK텔레콤(1600억원)의 10년·20년물에 1700억원씩 ‘사자’ 주문을 넣었다.

보험사들이 장기 회사채를 경쟁적으로 담는 것은 2021년 IFRS17 도입으로 보험 부채를 시가평가하게 되면 먼 미래에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 등 부채가 커지기 때문이다. 장기 채권을 사들여 이자수익으로 부채를 감당하게 하는 것이 필요한 상황이다. 김종민 메리츠화재보험 최고운용책임자(CIO)는 “보험사들이 자산과 부채의 만기 균형을 맞추려면 장기 국고채 매입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이 때문에 우량 기업 장기 회사채에 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상승 추세로 채권값 상승을 노리기보다는 높은 이자수익을 겨냥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도 우량등급 장기 회사채 인기를 높이고 있다. 채권에 붙는 금리 자체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경기 회복세에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 긴축정책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글로벌 채권금리가 일제히 뛰어오르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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