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 투자금 회수과정 '직권남용' 수사…'삼성 뇌물' 의혹도 추가
비자금·일감몰아주기 등 경영비리도 추적…檢, 소환시기 저울질

이명박 전 대통령과 자동차부품업체 다스(DAS)를 둘러싼 여러 의혹을 향한 검찰 수사가 무르익어 가면서 핵심 혐의도 점차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두 달여간 수사를 본격 진행한 검찰은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 겉으로 드러나는 활동은 최소화하면서 혐의 입증을 위한 증거 다지기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다스 의혹 관련 수사는 세 갈래로 나뉜다.

올해 초 본격화한 수사는 ▲ BBK 투자금 140억원 환수과정에서 국가기관을 불법으로 동원한 혐의(직권남용) ▲ 비자금 120억원 조성 등 경영비리 혐의(횡령·배임)로 나눠 '투 트랙'으로 전개됐다.

여기에 BBK 투자금 반환 소송 과정에서 미국 로펌 선임 비용을 삼성이 대납한 정황이 새로 드러나면서 뇌물 혐의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 BBK 직권남용·다스 뇌물 추적
직권남용 혐의 수사는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신봉수 부장검사)가 맡았다.

앞서 BBK 주가조작 사건의 피해자들은 주범 김경준씨로부터 투자금을 되돌려 받기 직전 다스가 미국 법원에서 송사를 벌여 이 돈을 가로챘고, 여기에 국가기관이 개입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수사는 검찰이 최근 서초동 영포빌딩 지하의 다스 지하창고에서 청와대 문서를 대거 찾아내면서 분위기가 급반전했다.

검찰은 BBK 투자금 반환 과정 등 다스와 관련한 여러 현안에 이명박 정부 청와대가 관여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과정에서 삼성이 다스의 미국 소송비용을 대납한 단서도 포착됐다.

2009년 다스가 미국 대형 로펌 '에이킨검프'(Akin Gump)를 새로 선임했는데, 이 비용을 삼성이 대신 내줬다는 게 골자다.

일각에서는 수사 경과에 따라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전제 사실을 입증하지 않더라도 이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할 여지가 있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대통령이 친인척 회사의 경제적 이익을 위해 국가기관을 동원했다면 직권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삼성이 부정한 청탁을 하면서 소송비를 대 줬을 경우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 다스 비자금 '120억+α' 의혹…'일감 몰아주기' 정황
다스의 경영비리 수사는 다스 횡령 의혹 고발사건 수사팀(팀장 문찬석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수사팀은 다스 경리직원 조모씨의 횡령액 120억원의 실체 규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과거 정호영 BBK 특검 수사에서 발견됐지만 처벌되지 않았고 이후 검찰에서도 수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수사팀은 특검이 찾아낸 120억원 외에도 이후 별도의 비자금으로 의심되는 돈이 조성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감 몰아주기'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전 대통령의 아들 이시형 다스 전무가 자신이 최대주주인 납품업체 SM에 다스 일감을 몰아주며 우회 상속을 꾀한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비자금 및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횡령, 배임, 조세포탈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이 부분이 이 전 대통령에게까지 연결되려면 이 전 대통령이 다스의 실소유주라는 전제가 먼저 입증돼야 한다.

이어 구체적인 불법행위를 지시 또는 관여했는지도 확인돼야 한다.

◇ '특활비 뇌물' 소환 불가피…올림픽 기간 다지기 수사

이 전 대통령은 다스 의혹 이외에 다른 혐의로도 소환 조사가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5일 국가정보원에서 특수활동비 4억원을 불법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 혐의)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구속기소 하면서 이 사건의 주범은 이 전 대통령이며 김 전 기획관은 방조범이라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이밖에 국정원과 군 사이버사령부의 정치개입 의혹, 민간인 사찰 관련 공무원 '입막음' 등과 관련해서도 이 전 대통령이 '윗선'으로서 지시 또는 관여했는지를 파헤치고 있다.

다스 실소유주 의혹과 관련해서도 검찰은 많은 관련자 진술과 증거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성우 전 다스 대표가 '다스와 이 전 대통령이 무관하다'라고 한 과거 특검 진술이 거짓이었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지난달 제출했고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 김백준 전 기획관 등 옛 핵심 측근들이 입을 연 것으로 전해졌다.

오랜 기간 이 전 대통령 재산관리를 맡아 온 청계재단 사무국장 이모씨도 검찰에서 과거 특검 진술이 거짓이었다고 실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지금껏 제기된 여러 의혹과 관련해 광범위하게 들여다보고 있으며 상당히 많은 내용을 파악한 상태"라며 "수사팀의 목표는 다스 의혹과 관련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검찰 안팎에서는 동계올림픽이 끝난 직후인 이달 말이나 내달 초 이 전 대통령이 포토라인에 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검찰은 올림픽 기간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고 구체적인 소환 시기를 저울질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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