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상으로는 입증 안 돼
임팩트 강한 사건들 영향

인천 서부경찰서는 원생들을 폭행한 어린이집 교사를 7일 불구속 입건했다. / 사진=연합뉴스

인천 서구 어린이집에서 교사가 6살 아이를 때리는 아동학대 사건이 터졌다. 공개된 CCTV(폐쇄회로TV) 화면은 공분을 자아냈다. 머리를 맞고 바닥에 쓰러진 남자아이는 두려움을 느낀 듯 재빨리 튕겨 일어났고, 함께 혼나던 여자아이는 겁에 질린 채 부동자세로 못 박혀 있었다.

아동학대에 민감한 온라인 맘(mom)카페는 이 사건이 언론에 보도된 지난 7일부터 며칠간 시끄러웠다. “이번에도 인천이네요.” “인천은 왜 이렇게 아동학대가 잦은지 모르겠어요.” “왜 항상 아동학대 어린이집은 인천일까요?” 아동학대 발생 ‘지역’에 주목하는 글이 여럿 올라왔다.

굵직한 아동학대 사건의 무대가 인천이었던 탓이다. 2015년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가 남긴 김치를 먹게 하다가 뱉어내자 4살 아이의 뺨을 강하게 때린 사건이 대표적.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가 골자인 영유아보육법 개정까지 이끌어냈다. 3년4개월간 집에 감금돼 친아버지와 동거녀에게 학대당한 11살 소녀가 겨울철에 맨발로 탈출한 사건도 인천 연수구에서 일어났다.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사건은 아니지만 파장이 컸다. 이를 계기로 정부가 장기결석 아동 전수조사를 벌여 부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이 추가 발견되기도 했다.

실제로도 인천에서 아동학대가 많이 일어났을까. 그렇지는 않다.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펴낸 ‘전국아동학대현황보고서’를 보면 2016년 기준 인천의 아동학대 의심사례 신고접수 건수는 1823건(7%)으로 경기 5953건(23%)·서울 3439건(13.3%)보다 적었다. 물론 이 수치는 인구가 많은 지역일수록 높게 마련이다. 따라서 비율지표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인천은 ‘아동인구 1000명당 피해아동 발견율’도 2.32%로 16개 지자체(세종은 충남에 포함) 중 8번째였다.

<표>지자체별 피해아동 발견율 / 출처=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 제공

단 언론 주목도가 높은 편인 수도권으로 한정하면 인천의 피해아동 발견율이 서울·경기보다 높았다. 최근 3년간으로 범위를 넓히면 증가세도 확인된다. 인천의 2014~2015년 아동학대 의심사례 신고접수는 724~733건(4.4~4.8%), 피해아동 발견율은 0.94~0.98%였다. 두 가지 수치 모두 2016년 들어 껑충 뛰었다. 그러나 인천만 늘어난 것은 아니므로 “유독 인천에서 아동학대 사건이 많이 발생한다”는 인식은 오해라 할 수 있다.

인천시청 출산보육과 관계자는 “인구사회학적으로 특별히 인천에서 아동학대가 많이 일어날 이유가 없다. 2015년 연수구 아동학대 사건이 워낙 임팩트가 커 ‘또 인천이냐’는 얘기가 나오는 것 같다”며 답답해했다.

황옥경 서울신학대 보육학과 교수는 “인천 지역의 민감도가 높은 것도 한 요인일 수 있다”고 짚었다. 큰 사건이 인천에서 터지다보니 아동학대 관련 인식이 굳어지고, 그에 따라 학부모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식이다. 일종의 ‘낙인 효과’가 생겼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통계를 확인해봐도 사실과는 거리가 있다. 특정 지역이 문제라는 식으로 호도돼서는 곤란하다”면서 “어린이집 CCTV 설치로 인한 예방 효과도 있지만 신고율도 함께 올라가 전반적으로 아동학대 발견사례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지역별 보육·교육기관의 아동학대 건수를 별도 집계하지 않았다. 통계의 한계다. 사실 아동학대는 어린이집(3.2%)이나 유치원(1.3%)보다는 가정(82.2%)에서 대부분 발생했다. “소위 ‘가정사’에 간섭 말라는 인식이 강한 데다 집안에는 CCTV가 설치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 지적이다.

인천지역 보육교사의 월평균 급여(왼쪽)와 교사로서 느끼는 어려움. 월 130만~160만원대 급여를 받는 보육교사가 최다로 '과도한 근무 및 낮은 처우'를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았다. / 출처=인천시청 제공

어린이집 아동학대 사안의 경우 지도·점검 등 사전 예방, 보육교사 처우 개선 등이 1차적 해법으로 꼽힌다.

황옥경 교수는 “아동학대 예방교육이 몇 시간짜리 형식적 강의로 그치면 안 된다. 실질적 교육과 지자체 차원의 철저한 어린이집 지도·점검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복지부 관계자도 “아동학대를 줄이는 환경과 구조가 중요하다. 최저임금 수준인 민간어린이집 보육교사 급여 개선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인천시의 ‘제4차(2017~2021년) 중장기 보육계획’에 따르면 인천 지역 보육교사는 하루 평균 근무 8.6시간, 당직근무 3.9시간, 추가근무 2.8시간인 반면 월평균 급여는 세전 130만~160만원(36%)과 160만~190만원(32.1%) 구간에 많았다. 과도한 근무, 낮은 처우다. 인천시는 “이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봉구 한경닷컴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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