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부 동국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인터뷰
정부의 가상화폐 규제 "벼룩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꼴"

이원부 동국대 경영정보학과 교수가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한경 블록체인 세미나'에 앞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사진=김하나 기자)

"자동차를 잘 몰라도 운전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알게 되면 모르는 사람보다는 운전이건 뭐건 연관된 쪽에서 알 수 있는 게 많죠. 쉬운 말로 정비업소에서 사기도 안 당하구요. 블록체인도 지금 이러한 기로라고 할 수 있습니다."(이원부 동국대 경영정보학과 교수)

이 교수는 오는 28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리는 '한경 블록체인 세미나'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 "블록체인을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몰라도 생활에는 지장이 없을 수 있지만 사회의 흐름이 블록체인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는 이해를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자동차 관련업계 종사자가 자동차에 대해 반드시 알아야 하듯 IT(정보기술), 금융, 물류 등 관련업계 종사자라면 한시라도 빨리 알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특히 블록체인을 '4세대 혁명'이라고 주장했다. 디지털 혁명은 인터넷(1세대), 월드와이드웹(2세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3세대) 등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다음 차례는 블록체인이라는 얘기다. 중앙집중적인 컴퓨터가 아니라 P2P(peer to peer; 개인간거래) 네트워크에 기반한 새로운 '인터넷 패러다임의 시프트'라는 주장이다.

이 교수는 "디지털혁명은 하드웨어를 기반으로 발전을 거듭했다. 개인위주로 썼던 컴퓨터는 이젠 언제 어디서든 세계의 정보를 알 수 있게 됐고, 누구와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몇몇의 통제조직만으로 보안이 어렵게 됐다. 이런 문제들은 기존의 인터넷 환경에서는 해결하지 못하기 때문에 블록체인이 필요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현재와 같이 '중앙집중식'을 고집하는 건 문제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우선 보안 관련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정보의 독점으로 사회를 통제하는 권력인 이른바 '빅브라더'가 있을 수 밖에 없어서다. 중앙을 뚫으려는 해커들이 득세하고, 이를 막기 위해 또다시 보안에 투자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블록체인이 끊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이러한 큰 흐름 속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에만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점을 경계했다. 가상화폐는 비트코인의 극히 일부분인 세계인데, 최근에는 이게 전부인양 호도되고 있어서다. 부작용으로 인해 정부 차원에서 블록체인에 대해 투자와 관심을 소홀히 하고 있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블록체인은 시대의 흐름'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때문에 국가가 먼저 알아야하고 공무원이 알아야 한다는 것.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콘트롤타워도 없는데다 정부부처에는 전문가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금융당국을 비롯해 법무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이 TF팀까지 구성했지만 정작 담당자들 중에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은 없다는 설명이다.

그는 "컴퓨터가 도입되기 초창기에는 '컴맹'이 문제되지 않았지만, 지금은 컴맹이 살기 어려운 시대 아닌가. 마찬가지다. 앞으로 기관, 개인, 조직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블록체인맹'은 어렵다. 도입되는 산업에서 중심을 잡아줄 기관도 담당자도 없다. 담당국장을 비롯해 주무관들이 최근 2년 동안만해도 수시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정부의 최근 태도를 두고 '벼룩 잡자고 초가삼간 다 태우는 꼴'로 비유했다. 가상화폐의 투기적인 거래는 당연히 막아야 한다 하지만, 이 때문에 블록체인 자체를 규제하는 건 문제라는 얘기다. 나무보다는 숲을 보고 정책을 결정하고 실행방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번 세미나에서 <블록체인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첫 연사인 만큼 블록체인의 필요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할 예정이다. 자동차를 예로 들어 쉽게 설명한 것도 필요성에 대한 공감을 위해서였다.
그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하나하나의 기술적인 정보를 습득하고 전문가를 육성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었나. 하지만 전문가들이 생기고 기업들이 생기면서 안전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부품을 몰라도 운전이 가능하지 않나. 블록체인 또한 초장기인 지금은 당장의 가상화폐 보다는 중장기적인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스타트업이나 기업들이 진출하려고 할 때 정부가 규제를 풀어주고 육성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경 블록체인 세미나'는 이 교수 외에도 박세열 IBM 실장, 김홍근 LG CNS 상무, 김태원 글로스퍼 대표, 김항진 데일리인텔리전스 이사, 송치호 이베스트증권 애널리스트 등이 연사로 나선다. 기본적인 이해부터 실무의 적용, 투자 가이드까지 하루에 끝낼 수 있다. 세미나에 참여를 희망하는 독자는 한경닷컴 마케팅본부(02-3277-9819)로 문의하거나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된다.

김하나 한경닷컴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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