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고급 일자리 쏟아내는 우주산업
미국 스페이스X처럼 기존 시장 뒤흔들 수도
민간 주도 생태계 조성해 실리도 찾기를

류장수 < 한국우주기술진흥협회장·AP위성 대표 >

최근 미국의 민간 우주발사체 회사 로켓랩(Rocket Rab)이 소형 위성 발사에 성공했다. 업계 최초로 전기모터를 이용해 엔진에 연료를 공급하는 기술을 선보여 화제가 됐다. 엔진 부품 제작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3D(3차원) 프린팅 기술을 도입한 것도 혁신적이다. 이 회사는 원래 뉴질랜드에서 사업을 시작했는데,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자와 대형 방위산업 기업들로부터 금융지원을 받으면서 미국으로 본사를 옮겼다. 이들이 투자한 이유는 단 한 가지였다. 성장 가능성이 높고 돈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에서는 로켓랩과 같은 벤처 외에도 다른 산업 부문에서 성공한 업체들이 우주산업에 뛰어들어 대기업으로 성장한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스페이스X나 블루오리진 같은 기업이 대표적이다. 우주산업 분석 매체인 스페이스 리포트(2017)에 따르면 2015년 미국의 우주산업 부문 연봉은 평균 11만달러에 달했다. 이 정도면 ‘우주 일자리’는 미국에서도 무척 인기 있는 고급 일자리라고 할 수 있다.

자동화 시설 확산으로 산업 성장이 고용 확대로 이어지지 않는 시대가 됐지만, 가장 산업화한 미국에서도 우주산업에서는 질 좋은 일자리를 계속 창출하는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 우주산업은 자동화한 대량생산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표적 소량 다품종 산업으로, 전문지식과 숙련된 인력이 필요한 기술집약적 산업이다. 우주산업이 커질수록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해지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 정책의 최우선 순위는 일자리 창출이다. 일자리는 새로운 성장동력산업에서 나온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산업의 경쟁력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차세대 성장동력산업을 찾아내는 것은 시급하다.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과 일자리의 보고로 ‘우주산업’이 제시되고 있다. 세계 우주산업은 첨단 정보기술(IT)과의 융합을 통해 그 외연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인공위성과 우주발사체 부품 제작에 3D 프린터를 이용하거나, 우주선에 로봇과 인공지능(AI), 위성영상 서비스에 빅데이터 기술을 활용하면서 과거에는 없던 비즈니스 모델이 생겨나고 있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 우주발사체로 매우 낮은 위성 발사 비용을 제시, 기존 위성 발사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이런 사례는 몇몇 국가와 대형 방위산업체가 장악해온 우주산업도 아이디어와 기술력으로 무장한 도전자가 철옹성 같던 ‘그들만의 리그’를 흔들 수 있는 환경으로 바뀌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나라도 우주산업 육성 기회를 살려야 한다. 다른 산업에서 축적해온 기술과 역량을 이용해 도전하면 된다. 이런 측면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한 ‘제3차 우주개발진흥기본계획’은 우주 개발을 통해 신산업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정책의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는 점에서 반갑다. 그동안 우주개발의 주 목적을 ‘국격’을 높이는 데 둔 것에서 국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는 실리적 측면으로 전환했다는 점도 환영할 만하다. 특히 새 우주개발계획에는 국내 산업체들이 우주산업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우주개발 물량을 제공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우리나라 우주산업 기반이 취약한 데는 특정 우주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해도 그 다음 사업이 이어질지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산업체들이 장기 계획을 갖고 뛰어들 수 없다는 환경적 요인이 컸다. 산업체들이 우주산업에 진출할 의지가 생겨야 정부 주도로 발전시켜 온 우주기술의 산업체 이전도 빛을 발할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계획은 실효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우리나라 우주산업은 초창기여서 민간 투자를 유도하려면 정부의 선행투자가 요구된다. 우주산업 생태계를 민간 주도로 바꿔 나가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 육성 방향을 잘 세웠으니 이제 흔들림 없이 추진하면 된다. 더불어 연도별 실행 과정에서 조속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몇몇 우주사업은 착수 시기를 앞당겼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부의 새 우주개발계획이 성공해 더 이상 ‘꿈’만을 좇는 우주가 아니라 ‘실리’를 찾는 우주산업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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