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609㎞ 주행...첨단 편의·안전품목 갖춰
-승차감, 가속성능 등 달리기 기본기는 '물음표'
-4단계 자율주행차도 체험


현대자동차가 한 번 충전에 609㎞까지 달릴 수 있는 수소전기차 넥쏘를 공개했다. 3월중엔 양산, 판매를 시작한다. 판매에 앞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통해 세계 소비자들에게 소개했다. 이 시기에 맞춰 기자단 시승회를 지난 5일 개최했다.


시승일정은 하루 코스로는 다소 긴 250㎞ 이상이었다. 차를 체감하기에는 충분했다.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위치한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평창까지 달렸다. 투싼 FCEV 이후 두 번째 만나는 국산 수소전기차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따라서 최대한 많은 기능을 체험하는 데 집중했다.

▲디자인&상품성
현대차의 SUV 패밀리룩을 계승하면서도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잘 살렸다. 디자인 목표 자체가 그렇다는 게 현대차의 설명이다. 소비자들이 넥쏘를 타면서 첨단 기술을 적용한 친환경차를 경험한다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했다는 것.


차체 크기는 길이 4,670㎜, 너비 1,860㎜, 높이 1,630㎜, 휠베이스 2,790㎜여서 가족용 SUV로는 적당하다. 트렁크 용량도 839ℓ(미국자동차공학회 기준)로 부족함이 없다. 700바의 압력을 견디는 수소연료탱크 3개를 후면 하단부에 절묘하게 배치, 널찍한 실내공간을 창출했다. 거주성 측면에서 불만을 갖긴 어려울 것 같다.



전체적으로 수평선을 많이 활용했다. 날렵한 헤드 램프부터 그릴의 배치. 측면 캐릭터 라인, 실내 센터페시아 배치까지 가로로 길게 뺀 모습이다. 시원하고 널찍한 시각적 효과를 갖는다. 덕분에 기존 SUV에서 볼 수 없던 독특함은 물론 미래지향적 느낌을 물씬 풍긴다. 넥쏘의 제품성격 상 적절한 디자인이다. 게다가 공력성능 개선 효과도 있다고 하니 수긍이 된다.

실내는 '미래 수소차'의 분위기를 강조했다. 마감소재를 바이오 플라스틱과 패브릭, 식물성 도료 등 UL인증 바이오소재를 사용한 덕분이다. 고급스러운 질감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토요타 하이브리드나 BMW i3 등과 유사한 느낌을 준다. 일반 소비자들도 '이건 친환경 소재'라고 쉽게 알아차릴 듯 하다.


스티어링 휠의 형태나 버튼 배열 역시 다분히 미래지향적이다. 12.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 화면은 최대 3분할된다. 에너지 흐름이나 내비게이션, 음악 정보까지 동시에 확인된다. 애플 카플레이를 지원하는 점도 반갑다. 다만 버튼 배열이 UX(소비자 경험) 측면에서는 다소 부족해 보인다. 같은 색상의 버튼이 넓은 공간에 빼곡하게 자리잡고 있는 데다 낮엔 버튼의 글씨가 잘 보이지 않는다.
▲성능
수소전기차도 전기차다. 수소의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만들어 모터를 돌린다. 전동기는 최고 113㎾(154마력), 최대 40.3㎏·m의 성능을 발휘한다. 효율은 복합기준 1㎏당 96.2㎞(도심 99.5㎞/㎏, 고속도로 92.5㎞/㎏)를 인증받았다. 수소탱크 용량은 6.33㎏이다.


출발 가속은 여느 전기차와는 조금 다르다. 강력한 토크를 100% 발휘하기 보다 부드러운 가속에 초점을 둔 듯 하다. 크기도 크기이지만 SUV에 걸맞은 주행감각을 세팅한 게 아닌가 싶다. 전체적으로 힘은 넉넉하지만 시원한 가속감을 느끼긴 어렵다. 편안하게 장거리를 달리는 데 어울린다.

전기차를 처음 경험하면 가장 놀라는 점이 정숙성이다. 진동과 소음이 전혀 없이 미끄러지듯 움직이기 때문이다. 넥쏘 역시 마찬가지다. 저속주행에서 차 안팎에서 나는 소음은 극도로 적다. 좁은 도로에서 앞서 가는 행인이 차가 접근하길 알아차리기 어려울 정도다.


그래서 고속도로에서 속도를 높이면 오히려 풍절음이 크게 들린다. 외부 소음을 상쇄하는 내부 소음이 적으니 어쩔 수 없는 현상이다. 그나마 노면 소음은 잘 억제했지만 덩치가 큰 SUV의 특성 상 풍절음을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했다. 게다가 강원도 칼바람이 소리를 더욱 키운 측면도 있다.

함께 시승한 기자들은 작은 진동 문제도 거론했다. 뒷좌석의 경우 노면상태가 고른 고속도로에서의 정속주행에서도 진동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왔다. 무거운 수소 탱크를 지지하기 위해 서스펜션을 다소 딱딱하게 세팅했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제원표 상 서스펜션은 앞뒤 각각 스트럿과 멀티링크 방식이다.

반면 현대 드라이빙 어시스트(HDA)는 '반자율주행 모드'라 부르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무르익었다. 시속 100㎞로 설정하고 앞차와 간격을 넉넉히 잡은 채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놨다. 교통흐름이 원활한 직선구간에서 2분 이상 스스로 차선과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면서 능숙하게 몰았다. 기능들이 작동하는 느낌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러워 이질감이 들지 않았다.

▲자율주행차 체험
시승을 마친 후 평창 인근에서 넥쏘를 기반으로 한 자율주행차를 잠시 체험했다. 안전을 위해 직원이 동승, 정해진 구간에서만 자율주행 기능을 활했다. 현대차는 이번 시연 기술이 자율주행 4단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15분 남짓 걸린 체험시간동안 넥쏘 자율주행차는 신호등 정보를 읽어 정확히 세우거나 통과했고, 복잡한 회전 교차로도 자연스럽게 합류해 출구로 빠져나갔다. 좌회전 신호를 받아 이동할 땐 스스로 방향지시등까지 켠다.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실험용 차엔 4개의 카메라와 라이더(레이저 레이더), 레이더를 장착했다. 외부 교통흐름과 차선, 앞차 등 장애물을 인식하기 위한 감각기관이다. 트렁크엔 커다란 컴퓨터가 자리잡았다. 정밀지도를 읽고, 센서에서 들어온 신호를 처리해 스스로 움직이기 위해 판단하는 역할을 한다.


평창은 올림픽을 맞아 이동통신사들이 5G 기술을 구현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는 지역이다. 넥쏘 자율주행차도 5G 통신망을 기반으로 신호등 정보를 읽었다. 뒷좌석 모니터에 실시간으로 신호등 정보가 나타나는 모습도 흥미로웠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하면 탑승객이 운전에서 해방된다. 넥쏘 자율주행차도 실험적이지만 탑승객을 위한 다양한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장치를 갖췄다.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해 집 안에 전등이나 TV를 작동하고, 음성채팅봇은 물론 SM엔터테인먼트와 협업한 노래방 컨텐츠도 있다. 모니터 하단에 비치한 센서로 탑승객의 심박수를 측정, 건강상태를 점검하고 원격으로 의사와 연결해 조언을 듣는 컨텐츠는 상용화할 경우 상당한 반향을 불러올 것으로 예측된다.

▲총평
올해 수소차를 사면 정부보조금 2,250만 원과 개별소비세 최대 400만 원 감면, 취득세 최대 200만 원 감면, 도시철도 채권 최대 250만 원 매입 감면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여기에 확정 전이지만 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역시 전기차보다 넉넉하게 늘어날 전망이다. 물론 수소차는 배터리 전기차보다 비싸다. 앞서 출시한 투싼 FCEV의 가격은 8,500만 원이었으나 현대차는 넥쏘 가격에 경쟁력을 넣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조금을 고려하면 동급 내연기관 SUV와 큰 차이가 없도록 마지막까지 가격책정에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미래지향적 디자인과 강력한 안전품목은 넥쏘의 강점이다. 그러나 실용적인 가족형 SUV라고 분류하기엔 승차감이 마음에 걸린다. 기본기가 충실해야 상품은 성공할 수 있다. 장점과 단점이 분명한 만큼 개선 여지는 충분하다고 여겨진다. 판매가격은 미정이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