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장다사로 압수수색·소환조사…'억대 자금' 불법수수 연루 정황
'상납액' 기존 5억여원서 늘어날 듯…MB 지시·관여 여부 조사

검찰이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에 건네진 국가정보원의 새로운 불법 자금을 추가로 포착해 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이 자금이 2008년 18대 총선을 앞두고 '친이계'와 '친박계' 후보들의 지지율 확인을 위한 여론조사에 사용된 것으로 의심한다.

6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박재완 전 기획재정부 장관(현 성균관대 교수·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의 대학 연구실과 재단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문서자료와 컴퓨터 저장장치 전산파일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장다사로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사무실도 함께 압수 수색을 했다.

이어 검찰은 오후에 박 전 장관과 장 전 기획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국정원 자금을 수수한 경위 등을 캐물었다.

검찰은 이명박 정부 초기인 2008년 박 전 장관과 장 전 기획관이 각각 청와대 정무수석비서관과 정무비서관으로 재직할 때 국정원에서 불법 자금을 수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장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수석, 국정기획수석, 고용노동부 장관을 역임하고 마지막 기재부 장관을 지냈다.

현재 한반도선진화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이상득 전 의원의 보좌진을 지낸 장 전 기획관은 이명박 정부에서 정무비서관과 민정비서관을 지냈고, 2011년 'MB 집사'로 불렸던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뒤를 이어받았다.

장 전 기획관은 최근까지도 이 전 대통령을 가까이서 보좌하며 참모 역할을 하고 있다.

검찰은 박 전 장관과 장 전 기획관이 거래에 관여한 국정원 돈이 기존에 드러난 국정원 상납 자금과는 별개의 돈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이 국정원 자금이 2008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친이계와 친박계 후보들의 지지율 분석을 위한 여론조사용으로 수차례 사용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용처를 확인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청와대에서도 국정원 특활비 5억원으로 '진박(진실한 친박) 감별' 여론조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 이에 관여한 현기환 전 정무수석과 후임 정무수석인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이 불구속 기소된 바 있다.

앞서 검찰은 김백준 전 기획관이 수수에 관여한 국정원 자금이 총 4억원이라고 파악했다.

김 전 기획관은 검찰 조사에서 국정원 돈을 받아 보관하다가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을 때 청와대 수석과 장관들에게 나눠줬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MB 측근이었던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은 2011년 김윤옥 여사 보좌진에게 10만달러(약 1억원 상당)를 건넸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검찰은 또 2011년 김진모 전 청와대 민정2비서관이 '민간인 사찰 입막음'과 관련해 국정원에서 5천만원을 전달받은 사실도 파악했다.

현재까지 드러난 국정원 돈 규모만 5억5천만원인 셈이다.
검찰의 압수수색으로 이명박 정부 국정원이 청와대에 건넨 불법 자금 규모는 기존에 드러난 액수에서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장관과 장 전 기획관이 관여한 자금 규모는 억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가 자금 수수 과정에서도 이 전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날 경우 이 전 대통령 혐의액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앞서 검찰은 국정원 돈 불법 수수와 관련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 혐의로 전날 김백준 전 기획관을 구속기소 하면서 이 전 대통령이 '주범'으로서 불법 자금 수수를 지시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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