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무학과 커리큘럼
96명 졸업…이·공학사 학위

기초과학·기업가정신 등
학문 넘나들며 창의성 교육
4차 산업시대 인재 키워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기초학부 학생들이 학과와 학부 구분 없는 융복합교육 수업을 하고 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 제공

7일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을 졸업하는 첫 졸업생 오혜린 씨(22)는 영국 노팅엄대 영상의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한다. 석사과정을 거치지 않고 박사과정으로 진학할 수 있었던 것은 학과·학부 구분 없이 융복합 교육을 한 DGIST의 방식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오씨는 “생명과학과 고급생화학 분야 영상의학과 대사체학을 접목한 연구를 하면서 서울대 임상약리학과 학생인턴십, 일본 국립방사선과학연구소 임상연구 등의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며 “신경영상학자의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2014년 국내 대학 처음으로 학과와 학부 구분 없는 교육 방식을 도입한 DGIST가 이날 융복합 학사 학위를 받는 졸업생 96명을 처음으로 배출한다. DGIST가 무학과 단일학부 커리큘럼을 운영한 것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융복합 인재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학부 때부터 선제적인 융복합 교육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서였다. 졸업생이 받는 학위는 융복합이학사와 융복합공학사다.

손상혁 DGIST 총장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로봇 등 첨단과학기술이 산업과 융합해 사회 전 분야에서 혁신이 일어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주어진 문제를 잘 풀거나 기억력이 좋은 인재가 아니라 문제를 만들어 해결하는 창의적 인재 양성이 필요했다”고 학부 운영 취지를 설명했다.
DGIST는 기초가 탄탄한 이공계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기초과학(수학, 물리, 화학, 생물 등)과 기초공학(컴퓨터, 자동제어, 통계, 디자인 공학 등) 분야를 집중 교육하는 한편 비교역사, 철학 등의 인문사회 교육과 기업가정신, 리더십, 악기, 태권도 교육을 병행했다. 또 학부전담교수제를 도입해 전담교수 40여 명의 연구와 논문발표 부담을 완전히 덜어주는 혁신적 조치를 취했다. 교수의 연구성과가 대학평가와 예산지원 기준이지만 기초가 튼튼한 학부생을 육성하기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한 것이다. 방학 때는 다양한 국제화 프로그램을 마련해 해외 우수기관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했다.

융복합공학사 학위를 취득한 임진택 씨(22)는 “DGIST에서 익힌 기초과학과 공학지식을 바탕으로 미국 존스홉킨스대와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에서 생물학과 로봇공학을 각각 연구했다”며 “5명 내외의 학생이 대학(원)교수, 연구원, 외부 전문가와 함께한 그룹형 연구프로젝트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DGIST 그룹형 연구프로젝트는 기초과학 간 융복합연구, 기초과학과 공학 간 융복합연구, 기초과학과 인문사회학 간 융복합 연구, 산업체 협력 및 과학 벤처 등 네 코스로 나눠 이뤄진다. 매년 우수그룹을 선정해 시상한다. DGIST 기초학부에서 물리를 담당하는 윤춘섭 교수는 “학생들이 기초과학과 공학 분야 지식을 습득해 어떤 문제에 부딪혔을 때 전공 분야를 넘나들며 종합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기르게 했다”고 강조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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