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백준, 방조범으로 구속기소…공소장에 "MB, 국정원장들에게 직접 자금 요구" 적시
평창올림픽 폐막 이후 2월말∼3월초 소환 관측…'다스 수사' 상황도 추가 변수

이명박 정부 국가정보원의 청와대 특수활동비 상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에 직접 특수활동비 지원을 요구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을 국정원 특활비 의혹 사건의 '주범'으로,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을 '방조범'으로 판단하고 이 같은 내용을 김 전 기획관의 공소장에 적시했다.

검찰이 이 전 대통령을 국정원 특활비 상납 의혹 사건의 '몸통'으로 규정함에 따라 향후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 특활비 수수 혐의로 법정에 서는 것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송경호 부장검사)는 5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및 국고손실 혐의로 김 전 기획관을 구속기소 했다.

김 전 기획관은 2008년 5월께 청와대 근처 주차장에서 국정원 예산 담당관으로부터 1만원권 현금 2억원이 든 여행용 캐리어 가방을 받게 하는 등 김성호·원세훈 전 원장 시절 국정원 측에서 총 4억원의 불법 자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김 전 기획관은 지난달 17일 구속 때까지 국정원으로부터 일절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고 혐의를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러나 이후 돈 전달에 관여한 국정원 예산관과 대질 조사 등을 거치면서 금품 수수 사실을 인정했고, 여기서 더 나아가 이 전 대통령의 지시로 국정원 자금을 보관하다가 청와대 수석실과 장관실 등에 '격려금' 조로 내려줬다는 취지의 진술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김백준에게 국정원에서 돈이 올 것이니 받아두라고 직접 지시했다"며 "김백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돈을 수수한 것이란 점을 명확하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백준에 대해서는 주범이 아닌 조력자 역할을 한 점, 가담 정도를 감안해 주범이 아닌 방조범으로 기소했다"며 "애매모호한 상황에서 검찰이 중요 사건 수사 결과를 내세우면서 전직 대통령을 공소장에 적시하지는 않는다"고 부연했다.

김성호·원세훈 전 국정원장 역시 검찰 조사에서 청와대 측의 요구로 특활비를 전용해 조성한 돈을 김 전 기획관에게 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검찰은 김 전 기획관 외에도 '성골 집사'로 알려진 김희중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으로부터 국정원에서 받은 1억원 가량의 미화를 이 전 대통령 내외의 미국 국빈 방문 전에 김윤옥 여사 측 행정관에게 전달했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이 밖에도 이 전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 측 인사로 알려진 김주성 전 국정원 기조실장도 이 전 대통령을 독대해 국정원의 특활비 지원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취지의 '진언'을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검찰에 내놓았다.

검찰은 핵심 측근 인사들의 진술을 토대로 국정원이 상납한 특활비의 최종 '귀속자'가 이 전 대통령이라고 판단하고 5쪽 분량의 김 전 기획관 공소장에 이 전 대통령을 '주범'으로, 김 전 기획관을 '방조범'으로 적시했다.

김 전 기획관이 받은 것으로 조사된 4억원 외에 이 전 대통령이 국정원에서 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특활비는 최소 5억원 이상으로 불어날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김백준은 구속 만기로 기소한 것이고 공여자와 (이 전 대통령 등) 기타 관련자들에 대한 수사는 시간을 두고 차분히 계속할 계획"이라며 "저희는 충분히 자신 있다고 보는 부분을 포함해서 기소한 것이고, 이명박 전 대통령을 적시한 것은 방조범을 처벌하면서 주범을 명시하지 않을 수 없어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일인 이달 25일 이후 이 전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다.

김 전 기획관 범행의 '주범'으로 규정된 이 전 대통령의 기소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이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동부지검 수사팀이 각각 진행 중인 다스 관련 수사의 진척 상황에 따라 검찰이 이르면 2월 말∼3월 초께 이 전 대통령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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