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컴퓨터로 생육환경 조정…'고된 농업' 탈피
"스마트 팜이 미래 농업 견인"…스마트농업전문가 육성 박차

"외출을 해도 휴대전화로 재배현황을 한눈에 볼 수 있으니 안심이 됩니다.

농촌도 몇 년 후면 4차산업의 중심에 서게 될 겁니다.

"
전북 전주에서 파프리카 농장을 운영하는 정수철(30)씨는 손꼽히는 '스마트 파머'(smart farmer)다.

정씨 가족은 벤로(venlo·처마가 높고 너비가 좁은 서양식 지붕 형태)형 온실 3동인 스마트 팜에서 연간 35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휴대전화로 '손안에 작은 세상'을 펼친 덕분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은 농장의 많은 것을 바꿔놓았다.

우선 육묘장에서 키운 모종이 유리온실로 들여오면 수확 전까지 사람 손길이 거의 닿지 않는다.

컴퓨터와 휴대전화만으로 생육환경을 관측하고 적정 환경으로 유지·관리하기 때문이다.

햇볕이 필요하면 온실 상단부에 있는 커튼을 휴대전화로 열고 바람이 필요하면 온실 천장도 개방한다.

또 영양분이 필요하면 버튼 하나로 작물에 영양액(식물 생장에 필요한 무기양분을 용해한 물질)을 줄 수 있다.

특히 생육에 필요한 적정온도(18도)를 벗어나면 컴퓨터와 휴대전화에 경고음이 울린다.

온도 유지는 상품성을 결정하는 모양 예쁜 파프리카를 생산하는 데 중요한 조건이기에 정씨의 신경은 온통 온도 조절에 쏠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존 작물 생육방식에 ICT를 접목, 생산성을 높이고 노동력을 절감하는데 탁월한 스마트 팜은 정씨가 안정적으로 농촌에 정착하는데 한몫을 했다.

정씨는 "과거 10년 전만 해도 재래식이었던 농업은 '힘들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지금은 다르다"며 "미래 기술을 접목해 모든 설비를 원격으로 다루는 스마트 팜 열풍에 농촌이 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농부들이 농촌에 불어온 '스마트 바람'에 몸을 싣고 있다.

이른바 '디지털 원주민'(태어나서부터 디지털기기를 접한 세대)으로 불리는 이들은 스마트 팜을 접하면서 농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통계청 '경영주 연령별 농가 현황'에 따르면 2016년 현재 20세 이상 40세 미만 청년 인구는 1만1천296명이다.

공식 집계는 어렵지만, 3천400명이 채소와 특용작물, 화초·관상작물 분야에서 청년들이 스마트 팜을 운영하는 것으로 농림축산식품부는 추정했다.

농촌진흥청은 스마트 팜을 보다 발전시키고 청년 농부를 육성하기 위해 '스마트농업전문가'를 채용했다.

정부가 개발한 스마트 팜 기술을 농촌에 보급하려면 인적 토양이 탄탄해야 한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한 정책이다.

젊은 층 위주인 이들 전문가는 각 시·도에 배치돼 ICT로 스마트 팜 관련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등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또 사물인터넷 기술과 농업기술을 융합해 농업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 농가 경영 안정화와 농촌 활력에 힘을 보태고 스마트 팜 관련 기업에 취업해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농장 등 직접 창업도 시도할 계획이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스마트 팜이 농업현장에 정착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으려면 실력과 열정이 있는 젊은 인재들이 있어야 한다"며 "50대 이상 중년보다는 첨단 기술에 익숙한 2030 세대가 농촌에 유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스마트농업 인재 양성을 위한 체계적 교육 시스템도 필요하다"며 "젊은 세대가 자신만의 특별한 농장을 만들어간다면 우리 농업은 경제 전반을 견인하는 미래 성장 산업으로 우뚝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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