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미세먼지가 한반도를 뒤덮으면서 지난달 15일 처음 시행된 ‘서울형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둘러싼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조치는 환경부의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조치’ 발령에 연동해 서울시가 시행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요금을 면제하고 공공기관 차량 2부제, 사업장·공사장 조업 단축 등을 단행한다.

논란의 중심은 ‘대중교통 요금 면제’다. 미세먼지가 심하니 승용차 이용을 자제하고 버스·지하철 등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는 조치다. 하지만 지난달 세 차례(15·17·18일) 발령 때 승용차 운행과 대중교통 이용률 변화는 미미했다.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요금 면제에 따른 세금 지원이 하루 50억원에 달한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증폭됐다.

비판의 화살은 박원순 서울시장을 코너로 몰아붙였다. “미세먼지는 중국의 영향이 절대적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아는 사실인데 ‘표(票)퓰리즘’ 정책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 “정확한 원인 분석부터 해야 한다”는 지적에서부터 “차라리 시민들에게 마스크·공기청정기를 나눠줘라”는 목소리도 높다.

하지만 서울시의 태도는 강경하다. 박 시장은 “미세먼지는 명백한 재난으로 늑장 대응보다는 과잉 대응이 낫다”며 “대중교통 무료 정책은 시민들의 차량 2부제 참여를 위한 마중물”이라고 주장했다.

‘미세먼지 대책’이 화두를 던졌다는 점에서 ‘의제 설정 효과’는 있었다. 정치권으로 찬반 논란이 확산되면서 그동안 손놓고 있던 중앙정부가 미세먼지 대책 수립에 나섰고, 유력 정치인들은 미세먼지 대책을 앞다퉈 내놨다. 과연 미세먼지 대책으로서 대중교통 무료 정책은 적절한 것일까. 두 환경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본다.

[찬성] 서울 미세먼지, 교통량 감축이 해법… '차량 의무 2부제' 시행 등도 필요
실효성 판단 아직 일러…"혈세 낭비" 과한 주장


1월 셋째 주 내내 숨 막히는 날이 계속됐다. 어린아이와 노약자는 집 밖을 나서기가 두려울 정도로 미세먼지가 심했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미세먼지로 인한 수도권 지역 조기 사망자가 연간 1만5000여 명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중국발이든 국내 배출이든 미세먼지가 건강에 해롭기는 매한가지다. 시민들은 어떻게든 미세먼지를 줄여서 조금이라도 덜 마시길 바란다.

중국발 미세먼지는 환경부가 나서서 풀어야 하고,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방자치단체도 자체 배출원의 특징을 파악해 정부와 함께 대책을 세워야 한다. 단순하게 말하면 충청남도는 석탄발전소를, 경기도는 공장을, 서울은 차량을 규제해야 하는 것이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서울 초미세먼지의 52%가 교통 부문(자동차, 건설기계)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대기질 개선 10대 대책은 어린이집, 아동복지시설, 노인복지시설에 마스크와 공기청정기를 보급하는 적응 정책과 노후 경유차 운행 제한, 친환경 보일러 보급 지원 같은 감축 정책을 포함하고 있다. 그중에서 시민참여형 차량 2부제와 출퇴근 대중교통 무료 대책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대중교통 무료 정책에 하루 50억원가량이 드는데 효과가 미미하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무료 정책 시행 3일차에 전주와 비교해 시내버스 이용률이 9.4%, 지하철은 5.8% 증가하고, 교통량은 2.4% 감소했다고 한다. 정책이 홍보되면 참여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고, 아직 시행 초기라 실효성을 판단하기엔 이른 것 같다. 게다가 ‘공짜’나 ‘혈세 낭비’로만 비판하는 것도 과하다. 서울 시민들은 당일 교통비를 절감했다. 이것은 서울시가 대중교통을 이용한 시민들에게 마스크 비용을 보전해준 것으로 볼 수 있다. 일일이 행정비용을 들여 마스크를 사서 나눠주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환경 문제는 무엇보다 오염원 자체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집집마다 정수기를 구비하기 전에 수질오염을 방지하고, 공기청정기를 살 것이 아니라 대기오염을 규제해야 한다. 물품 지급은 지속 가능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환경 부담을 개인화하면 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빈곤계층은 오염에 그대로 노출된다. 논란이 되고 비판을 받아도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더 나은 대안을 찾는다면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박원순 시장은 차량 의무 2부제를 서울시장 특별명령으로 시행하도록 대기환경보전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신지예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도 차량 의무 2부제를 제안하며, 평균 미세먼지 농도보다 높은 버스중앙차로 등 도로변과 지하철 실내 미세먼지 농도 대책 마련도 추가로 주문했다.
서울시 ‘대중교통 무료’ 정책은 ‘차량 의무 2부제’로 미세먼지 정책의 수위를 한 단계 올려놓았다. 차량 2부제는 등급제 및 출입 제한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 이제 공은 환경부와 국회로 넘어갔다. 최근 베이징의 대기가 중국 공산당의 강력한 난방연료 교체와 차량 진입 통제, 대중교통 확대로 눈에 띄게 개선됐다는 소식이다. 핵심을 건드려야 미세먼지를 해결할 수 있다. 오는 3~4월 불어닥칠 미세먼지가 벌써 걱정이다. 6월 지방선거에서 후보자들이 뾰족하고 효과적인 미세먼지 대안을 제시할 것을 기대한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숨 쉬는 공기보다 자동차가 더 소중할 리 없다는 것이다.

[반대]150억 투입에 교통량 감소 2~3%… "실효성 낮은 정책" 비난 못 면해
취약계층에 대한 보호장비 제공 등이 더 현실적


지난달 중순 서울시가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면서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무료 이용과 시민들의 자율적인 차량 2부제 등을 시행했다. 이런 조치에 150억원의 예산이 들어간 것으로 추정됐다. 반면 이 기간 서울 시내 도로 교통량은 대략 2~3%가량 감소한 것으로 평가돼 시민 건강 보호라는 목표 실현에서 실효성 있는 조치였는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서울시와 같은 대도시의 경우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단기적 대책으로 도로 교통량 통제가 유효한 정책적 수단임은 분명하다. 실제로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기간에 시행한 차량 2부제로 미세먼지가 전년 대비 20% 감소했을 뿐 아니라 같은 기간 어린이 천식 입원율이 전년에 비해 40%가량 줄어들었다는 실증적 연구 결과가 있다. 2014년 프랑스 파리 지역에서 시행한 차량 2부제는 18%가량의 교통량을 줄여 미세먼지를 6% 정도 줄이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됐다. 2008년 중국 베이징과 1996년 미국 애틀랜타 하계올림픽 때도 차량 2부제로 미세먼지가 50% 이상 줄었던 것으로 평가됐다.

미세먼지와 같은 환경오염 대응 방식은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 측면에서 미세먼지 저감 조치를 들 수 있다. 이번 서울시의 비상저감조치에서 자율 차량 2부제와 대중교통 요금 면제는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기대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많은 시민이 고농도 미세먼지 발령 시 차량 2부제 시행을 지지했다는 것은 미세먼지로 인한 건강 피해를 줄일 수 있다면 우리 스스로 불편을 감내할 수 있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할 때 자율 2부제가 아니라 강제 2부제를 시행했어도 무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이번 조치는 서울시가 보인 적극적 개입 의지에 걸맞지 않게 유난히 느슨하고 나태하기까지 한 조치였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대응 관점에서 또 다른 측면은 소위 ‘적응’과 관련한 조치다. 서울시가 자체 운영 중인 서울광장 스케이트장 운영 중단이 좋은 예다. 적응 측면에서 오염 수준이 이미 높아졌거나 높아질 상황에 대비해 시민들이 미세먼지 노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문제 해결의 근본적 대책으로서 저감 정책에 집중하는 것이 일견 타당하지만 미세먼지나 기후변화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저감 효과가 즉각 나타나지 않는 경우에는 한시적이지만 당장의 시민 건강 피해를 줄이기 위한 적응 관점의 조치를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우선적으로 취약계층이나 어린이·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이들에 대한 보호장비 제공 등의 조치가 더 현실적이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런 관점에서 서울시가 시민의 건강권 보장 측면에서 보여준 적극적인 개입 의지는 높이 평가받아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실효성 있는 정책적 수단을 선택하기 위한 과정에서 보다 과학적인 근거 중심의 고려가 부재했다는 점에서 비판적 지적을 받을 수 있다.

정리하면 이번 서울시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는 여러 발생원 중에서 도로 교통량 통제라는 매우 유효할 수 있는 대상을 선정했다는 점과 시 정책의 우선순위를 시민 건강 보호에 두고 있고, 해당 정책이 시민과의 적극적인 소통 결과였다는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전에 쉽게 예견이 가능했던 실효성 제고 문제와 적응 측면에서 건강 피해를 줄이는 방안의 부재는 향후 진지하게 고려할 필요가 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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