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고리 3인방 '국정원 특활비' 재판서 증언…4월 12일 결심공판

이헌수 전 국가정보원 기조실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특수활동비를 받아 수석·비서관들의 활동비로 나눠준다고 생각했다고 법정에서 진술했다.

이 전 실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이영훈 부장판사) 심리로 2일 열린 안봉근·이재만·정호성 전 청와대 비서관의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이같이 밝혔다.

국정원 예산을 담당한 이 전 실장은 이병기·이병호 전 국정원장 시절 안 전 비서관을 통해 국정원 특수활동비를 청와대로 건네는 역할을 담당했다.

그는 지난 1일 관련 혐의로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실장은 "2014년 7월부터 안 전 비서관을 통해 특활비를 이 전 비서관에게 전달했나"라는 질문에 "그렇다.

이병기·이병호 원장의 지시로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활비를 박 전 대통령이라는 개인이 아닌 행정부 수반인 대통령에게 지원한다고 생각했나"라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이 전 실장은 특활비의 사용 용도에 대해 "개인적인 생각"이라고 전제한 뒤 "대통령이 특활비를 받으면 수석이나 비서관들에게 매달 조금씩 나눠주는 것으로 생각했다.

(청와대 직원) 활동비를 보조하는데 집행한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추명호 전 (국정원) 국장이 정무수석에게 봉투를 갖다 준 적이 있다"며 "그때 수석들이 '우리한테만 주느냐'고 물어봤는데 (추 전 국장이) '저쪽 비서실에도 조금 갈 것이다'라는 얘기를 했다"고 진술했다.

다만 "이 이야기는 검찰 조사를 받으며 (청와대에서 활동한) 국정원 직원들에게 전해 들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전 실장은 2016년 9월 청와대 측에 2억원을 건넨 경위에 대해 "안 전 비서관으로부터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청와대 내부 분위기를 묻는 과정에서 저에게 팁을 주겠다며 경제적으로 어렵다는 이야기를 했다"며 "당시에는 (특활비) 지원이 중단된 상태로 이병호 원장에게 보고하니 추석도 얼마 안 남았으니 지원을 하자고 하셨다"고 말했다.
이 전 실장은 안 전 비서관에게 8차례에 걸쳐 1천350만원을 줬다고 인정했다.

그는 "동생 같은 사람이라 친분도 있었고, 일하다 보면 청와대 측에 협조받을 부분도 있었다"며 사적인 친분과 직무 관련성이 돈을 준 배경이라고 밝혔다.

다만 "추명호 전 국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증인(이헌수)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 넣었을 때 안 전 비서관에게 도와달라고 한 사실이 있나"라는 질문에는 "자제를 시켜달라고 했다"고 부탁한 사실을 시인했다.

재판부는 다음 재판 일정을 3월 22일로 정하고 남재준 전 국정원장과 안 전 비서관을 증인으로 불러 신문하기로 했다.

또 4월 12일에는 심리를 마무리하는 결심(結審) 공판을 진행하기로 했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