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장에 권인숙 여성정책연구원장
권인숙 위원장은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피해자

법무부는 2일 검찰 내 성추행 사건 관련 '법무부 성희롱·성범죄 대책위원회'를 발족한다고 밝혔다.

성희롱·성범죄대책위는 법무부와 산하기관(검찰제외)에서 발생한 성희롱, 성범죄의 실태를 점검하고, 유사 사례의 재발방지를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하는 활동을 벌이게 되며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원장이 위원장을 맡았다.

성희롱대책위 위원은 내부위원과 외부위원으로 구성된다. 내부위원은 법무부 내 성희롱과 성범죄 피해에 노출될 위험이 많은 여직원들 위주로 각 직렬별로 선임되고, 추가로 계약직에서도 위원을 뽑을 예정이다.

권인숙 교수

외부위원은 권 위원장이 지명하는 전문가들을 선정할 예정이다. 또 피해여성을 지원하기 위해 피해자 국선변호인들도 대책위원회 업무를 보좌하도록 할 계획이다.

권인숙 위원장 내정자는 명지대학교 교수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성폭력 전문연구소 '울림'의 소장을 역임했다.

성범죄 대책위 발족으로 인해 권인숙 원장이 1986년 겪으면서 사회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킨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이 다시금 주목을 받고 있다.

1985년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이던 권인숙 원장은 당시 휴학을 하고 허명숙이라는 가명으로 학력을 낮춰 경기도 부천시에 있던 가스배출기 제조업체에 위장취업을 했다.

이듬해 6월 4일 권인숙 원장은 주민등록증을 위조한 공문서변조혐의로 부천경찰서로 연행된 뒤 지하 조사실에서 문귀동 경장으로부터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성적 추행을 당했다.

수치심에 괴로워하던 피해자는 결국 다른 여성들이 추악한 공권력에 의해 희생당하는 것을 막고자 조영래, 홍성우, 이상수 변호사 등의 도움을 얻어 1986년 7월 3일에 문귀동을 강제추행 혐의로 인천지검에 고소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했다.

하지만 언론탄압이 자행되던 그 당시 권인숙 원장은 오히려 공안 당국에 의해 공문서변조 및 동행사, 사문서변조 및 동행사, 절도, 문서파손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문귀동은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자신이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겠느냐며 명예훼손 혐의로 권인숙을 인천지검에 맞고소했다.

억울하게 피해자에서 가해자로 탈바꿈할 뻔 한 이 사건은 여러 인사들의 도움과 재수사를 통해 진실이 드러났고 문귀동은 1989년 6월, 사건 발생 3년 만에 징역 5년의 중형을 선고 받았다.

이 사건에서 조영래 변호사와 박원순 변호사 등이 변론을 맡아 권인숙을 지원했다.

권인숙 원장은 그동안 사회를 비판하고 사회적으로 주목받는 성폭력 사건과 관련하여 의견을 개진하는 등 대한민국을 긍정적으로 바꾸는 일에 참여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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