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미지 공유서비스업체 '셔터스톡' 존 오린저 CEO

'9전10기'로 스타기업 일궈
사진 등 사고파는 플랫폼 창업
10억회 판매…매출 5억달러 넘어

"뉴욕은 전세계 인재 모여있어
세계로 사업 확장할 좋은 장소"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는 매일 오후 4시 장 마감을 알리는 타종행사를 연다. 기념할 만한 업적을 쌓은 상장기업에 기회를 준다. 31일(현지시간)엔 미국의 이미지 공유서비스 업체 셔터스톡이 타종을 맡았다. 사진, 영상 등 상업 이미지를 사고파는 플랫폼을 만든 회사다. 이날 10억 회 판매 기념으로 초청됐다.

종을 친 존 오린저 최고경영자(CEO·사진)는 ‘9전10기’의 창업자다. 그는 기자와 만나 “그냥 직업을 갖고 싶진 않았다. 내 회사를 세우고 싶었다”며 사업 스토리를 풀어놨다. 뉴욕주립대 4학년이던 1996년 창업전선에 뛰어든 뒤 아홉 번 실패를 맛봤고, 2003년 공유경제 개념을 기반으로 셔터스톡을 세웠다고 했다.

오린저 CEO는 “여러 번 창업하다 보니 사업을 키우려면 광고 등에 많은 이미지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적합한 사진을 구한다 해도 일일이 저작권을 주고 쓰는 게 너무 복잡하고 어려웠다”고 했다.

그러던 중 디지털카메라가 급속히 확산되는 점에 주목했다. 찍은 사진을 올리고, 이를 원하는 사람들이 사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셔터스톡이 현재 제공하는 이미지는 1억7000만 장, 영상은 900만 개에 이른다. 사진을 올리는 사람이 30만 명, 등록 고객이 150개국 170만 명에 달한다. 1초에 5.5개 이미지가 판매된다. 매출도 2016년 5억달러(약 5357억원)로 불어났다.

사진이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원하는 사진을 쉽게 찾을 수 있어야 한다. 셔터스톡은 컴퓨터 비전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자체 서치엔진을 제공한다. 키워드뿐 아니라 픽셀 수·분포 등 데이터를 분석해 이미지를 추천한다. 소비자가 뭘 찾아봤는지, 어떤 이미지를 주로 샀는지 등을 분석해 이미지를 골라준다. 사진을 올릴 땐 자동으로 키워드를 달아준다.
그는 “우리가 도입한 파괴적 기술 때문에 전통적인 사진 회사들이 사라졌듯 우리도 언제든 새로운 파괴자에 의해 힘든 상황을 맞을 수 있다”며 “계속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혁신하려고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오린저 CEO는 연봉이 1달러다. “돈은 주식이 오르면 번다”고 했다. 그는 시가총액 15억3500만달러(31일 주당 44.26달러)인 회사 지분의 절반가량을 갖고 있다. “다른 기업에도 투자하느냐”고 했더니 “밤이나 낮이나 셔터스톡에만 집중한다”고 말했다.

셔터스톡은 뉴욕 본사 외에 암스테르담, 베를린, 런던, 몬트리올, 파리, 싱가포르 등에 지사를 두고 있다. 그는 “실리콘밸리가 인재와 자본을 독점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뉴욕엔 글로벌 인재가 모여 있어 세계로 사업을 확장하기엔 더 좋다”고 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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