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위원장이 31일 금융그룹 통합감독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금융위원회 제공

정부가 내년 7월부터 삼성, 한화, 미래에셋 등 7개 금융그룹을 대상으로 금융그룹 통합감독을 본격 시행한다. 이를 위해 올해 3월부터 모범규준 공개 등 단계별 준비에 들어간다.

감독 대상 금융그룹들은 대표회사를 선정하고 업권별 자본규제에서 요구하는 최소기준 이상으로 자본을 쌓아야 한다. 동양그룹 사태처럼 비금융 계열사의 위험이 그룹 전체로 퍼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체계적인 그룹 위험관리 시스템 구축할 것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그룹 통합감독'에 대한 업계·전문가 간담회를 개최하고 이러한 내용을 담은 방안을 발표했다.

최 위원장은 "금융그룹의 고유위험이 금융안정을 저해하는 새로운 교란 요인이 되지 않도록 체계적인 그룹 위험관리 시스템을 구축해나갈 것"이라며 "기업집단 소속 금융그룹에 고유한 잠재위험인, 금융계열사의 동반 부실위험을 예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우선 통합감독의 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금융그룹의 위험관리역량을 내실화해 나가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금융그룹 통합감독 체계 구축 △금융그룹별 통합 위험관리 시스템 운영 △기업집단 소속 금융그룹의 동반부실 위험 예방 등 3개 분야를 정하고, 각각에 속하는 총 8개의 추진과제를 설정했다.

금융그룹 통합감독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올 3월에는 그룹 감독부서인 총괄부서와 금융그룹별 대표 감독부서로 구성된 '금융그룹 감독 협의체'가 신설된다. 협의체는 금융자산 5조원 이상의 복합금융그룹을 관리할 계획이다.

삼성, 한화, 교보생명, 미래에셋, 현대차(118,5007,000 6.28%), DB, 롯데금융그룹 등 역 7개 그룹, 97개 금융계열사가 그 대상이다.

이세훈 금융그룹감독혁신 단장은 "이미 통합감독을 받는 금융지주 그룹 9개를 고려하면 총 16개 그룹이 감독을 받는 셈"이라며 "해외의 경우 10개 내외의 금융그룹을 감독한다는 점에서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통합감독 대상기업은 법제화 과정에서 최종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감독 대상 금융그룹은 그룹 내 대표 금융회사(대표회사)를 선정해야 한다. 최상위 금융회사 또는 자산·자기자본이 가장 큰 주력 금융회사들이 대표회사가 될 수 있다. 다만 대표회사 자체선정이 어려울 경우 금융회사와 협의해 금감원이 지정한다.

이날 간담회에 교보생명 DB손해보험(71,0001,400 2.01%) 롯데카드 삼성생명(83,7001,400 1.70%) 한화생명(4,25540 0.95%) 현대캐피탈 미래에셋그룹 대표 등이 참석하는 만큼, 업계에서는 각 기업이 대표회사를 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표회사는 통합 자본 적정성, 위험관리 상황 등을 감독 당국에 보고하고, 시장에 공시해야 한다. 또 금융계열사가 참여하는 위험관리기구를 설치·운영해야 한다.

금융그룹, 적격자본 충당해야

금융당국은 또 이번 통합감독을 통해 기업집단과 금융그룹의 동반부실 사태를 예방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3년 동양그룹 사태처럼 금융회사가 그룹 경영위기 때문에 부실회사로 전락했던 사례를 막겠다는 것이다.

최 위원장은 "과거 기업집단의 경영위기가 소속 금융계열사의 동반부실을 초래하는 사례가 빈번했다"며 "동반부실 위험 예방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그룹 통합 자본적정성 평가. 출처=금융위원회

이를 위해 앞으로 금융그룹의 자본 적정성을 평가할 때 금융계열사 간 출자액 등 '가공자본'을 제외한다. 금융그룹은 은행, 대부업 등 업권별 자본규제에서 요구하는 최소기준의 합계(필요자본) 이상의 손실흡수능력(적격자본)을 쌓아야 한다.

또 연내 개발 예정인 금융그룹 동반부실 평가체계도 금융그룹의 자본 적정성을 평가하는데 추가로 반영된다.

동반부실위험 평가모델 예시. 출처=금융위원회

이 평가체계는 기업집단 내 산업부문의 재무·경영 위험이 금융부문으로 번질 수 있는 위험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비금융 회사 자금 지원 규모, 계열사 간 이해 상충 및 균형, 계열사 내부거래, 평판리스크 등이 평가 항목으로 들어갈 전망이다.

금융계열사 자본에서 계열사 간 출자액이 제외되고, 새로운 평가체계도 적용되는 만큼 금융그룹들이 자본금을 추가 충당해야 하는 부담이 생길 수 있다.

기업집단 내 금융과 비금융 계열사 간 부실전이 위험을 차단하기 위한 방화벽도 강화한다.

정부는 금융 비금융계열 사간 이해 상충 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이후 금융그룹 통합감독에 관한 입법과정에서 논의를 거쳐 우리 실정에 맞는 도입과제를 선별하고 제도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금융그룹 통합감독은 올 3월 중 모범규준 공개 등 제도 시행 사전준비가 시작된다. 금융당국은 올 하반기부터 시범운영과 동반부실위험 평가모델을 개발하고, 연내 통합감독법(가칭) 재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입법과정 등을 거쳐 내년 7월부터 금융그룹 통합감독이 본격 시행될 계획이다.

이 단장은 "단계적으로 강행 규범화를 추진하되, 국내 처음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충분한 준비시간을 부여하겠다"고 설명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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