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론 불충분하고 재판일정 지연
"국선 변호사 제도 확대해야"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는 ‘나홀로 소송’이 꾸준히 늘고 있다. 민사 소송의 70%가 넘는다. 비용을 아끼려는 목적이지만 변호사가 없을 경우 재판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아 개선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30일 법원행정처가 국회에 제출한 ‘최근 5년간 민사본안 소송 대리인 선임 현황’ 자료에 따르면 민사 1심 기준으로 원고와 피고 중 한쪽 이상이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은 소송 비율은 2011년 66.7%에서 지난해(상반기 기준) 74.3%로 증가했다. 건수로 따지면 매년 60만~80만 건의 소송이 변호사 선임 없이 진행됐다. 특히 소송 가액 3000만원 이하 소액 사건에서 나홀로 소송이 두드려졌다. 작년 상반기 소액 사건 33만3832건 중 28만4846건(85.3%)이 원고와 피고 중 한쪽이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았다.

국선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는 형사 사건에서도 나홀로 소송 비율은 높았다. 2013년 50.4%에서 지난해 상반기 53.8%로 소폭 늘었다. 같은 기간 국선 변호사 선임 비율은 30.2%에서 27.0%로 떨어졌다. 형사 사건에서 일반 변호사를 선임한 비율은 매년 19~2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나홀로 소송이 증가하는 것은 비용 부담 때문이다. 가령 소송 가액이 2000만원일 경우 변호사 선임료는 보통 100만원이 넘는다. 법조계 관계자는 “변호사 없이 혼자 법정에 나가면 당사자들은 자신의 입장을 판사에게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심리도 지연돼 재판의 신속성과 효율성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선 변호사 제도를 확대해 국민들의 소송 방어권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금은 피고인이 구속됐거나 미성년자인 경우, 만 70세 이상이거나 심신장애가 의심될 때 법원이 직권으로 국선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다. 대한변협 관계자는 “독일 프랑스처럼 민사에서도 변호사를 의무적으로 선임해야 하는 ‘필수적 변호사 변론주의’를 도입해 사회적 약자를 보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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