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과의 소득차 좁힌 한국, 4년 후 역전 가능
성장보다 재분배 강조하면 시기 늦춰져

국중호 <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교수, 경제학 >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경제정책 ‘아베노믹스’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두 가지는 ‘주가 상승’과 ‘실업률 하락’이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아베 정권 출범 전인 2012년 11월 9446(마감치)에서 2017년 12월 22,765까지 2.4배로 올랐다. 대담한 금융완화로 엔화 약세를 유도해 수출기업의 이익이 늘어났다는 것이 주가 상승의 배경에 자리하고 있다.

실업률을 보면 2012년 4.3%에서 2017년 2.8%(1~11월 평균)로 아베 정권 들어 1.5%포인트 하락했다. 또 15~24세 청년층 실업률은 한국이 9.5%(2017년 12월, 통계청)에 이르는데, 일본은 4.2%(2017년 10월, 후생노동성)로 한국의 절반을 밑돌고 있다. 양국의 취업률(한국은 ‘고용률’) 차이는 더욱 분명하다. 2016년 15~64세 경제활동인구 취업률은 일본이 74.3%(총무성 ‘노동력 조사’)로, 같은 해 한국의 고용률 66.1%(통계청 ‘경제활동통계조사’)보다 훨씬 높다.

‘남의 떡이 커 보인다’는 착각에 빠져 일본이 주가가 상승하고 취업률도 높으니 경제성장률도 높을 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 그렇지 않다.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있으나 일본보다는 높다(2016년 한국 2.7%, 일본 1.2%). 양국의 소득 차이도 크게 좁혀졌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당시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일본이 933달러, 한국이 108달러로 일본이 한국보다 9배 가까이(8.6배) 높은 수준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0년에는 3.2배로 축소됐고 2016년에는 다시 1.4배(일본 3만8956달러, 한국 2만7670달러)로 좁혀졌다.

1인당 GDP로 본 한국의 소득 수준은 언제 일본을 따라잡을 수 있을까. 한·일 소득배율 차이를 잘 반영하는 2002년 이후 추세를 감안해 계산해 보면 2022년에는 한국의 1인당 GDP가 일본을 따라잡거나 앞지르는 것으로 나타난다. 4년 후의 일이다. 그동안 한국이 일본 따라잡기를 해왔다는 점에서 보면, 4년 후 한국의 1인당 소득(GDP)이 일본을 따라잡고 앞서는 일이 벌어지는 것은 큰 사건일지도 모른다.
한국이 일본보다 소득 수준이 높아진다고 해서 곧바로 사회 만족도(후생)도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소득이 얼마나 고르게 분포되는가’도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부(富)나 소득이 소수에게 심하게 집중돼 있으면 사회 후생은 내려간다. 한국의 가계소득은 일본보다 불안정한 움직임을 보일 뿐만 아니라 소득 불평등도도 일본보다 높게 나타난다.

변이계수(표준편차÷평균)로 소득 불평등도를 산출해 봐도 한·일 소득분포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예컨대 2000~2016년 가계소득(2인 이상 근로자 가구)의 변이계수는 한국 0.545, 일본 0.472다. 한국의 소득 불평등도가 일본에 비해 1.2배(=0.545/0.472) 높다는 뜻이다. 종합하면 한국이 일본에 비해 아직 ‘소득 수준은 낮고 불평등도는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일본의 경제 철학은 공평성에 무게를 두고 모두 함께 일하려는 ‘일본 공동체’ 중시다. 문재인 정부는 공무원 증원이나 최저임금 인상 등 인위적 재분배를 강조하고 있다. 재분배를 많이 하면 성장은 둔화한다. 일본 따라잡기도 늦춰질 것이다. 한국에는 성장을 중시하는 기업과 개인도 많이 있다. 한국이 ‘경제운용 가치판단을 어떻게 잡아갈 것인지’ 국민적 합의 도출을 위해 더욱 고심해야 할 때다.

국중호 < 일본 요코하마시립대 교수, 경제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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