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일공고·수원북중 테니스부 학생들 단체응원

"와! 이겼다. 선배님 최고!"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준준결승이 열린 24일 정현(58위·한국체대)이 테니스 샌드그렌(97위·미국)을 제압하고 4강 진출을 확정한 순간 그의 모교인 삼일공업고등학교에서는 기쁨의 포효가 터져 나왔다.

수원 삼일공고와 수원북중학교 테니스부 소속 학생 9명은 이날 동문 선배인 정현의 8강전을 응원하기 위해 오전 훈련을 잠시 멈추고 삼일공고 교장실을 찾았다.

중계가 시작되기 전 "정현 화이팅"을 큰소리로 외치며 활기찬 모습을 보였던 학생들은 경기가 시작되자 숨죽인 채 TV 속 정현의 움직임을 지켜봤다.

정현이 포인트를 얻을 때마다 학생들은 "잘한다", "그렇지", "와"를 연발하며 성원했다.

상대 선수가 득점할 땐 "아"하는 탄식이 저절로 흘러나왔지만, "정현 선배가 결국 이길 것"이라며 다시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하지만 정현이 3세트 5-2 상황에서 40-0으로 앞서가다가 듀스를 허용하며 위기를 맞자 후배들은 양손을 깍지 낀 채 눈을 질끈 감는 등 초조한 심경을 감추지 못했다.

테니스부 학생들과 함께 경기를 관람하던 김동수(53) 교장은 "가슴이 벌렁거려서 못 보겠다"라며 잠시 자리를 뜨기도 했다.

그러나 곧 집중력을 가다듬은 정현이 치열한 랠리 끝에 점수를 따내고 최종스코어 3-0으로 준결승 진출을 확정 짓자 후배들은 들고 있던 테니스 라켓을 허공에 휘두르고 손뼉을 치며 선배의 승리를 기뻐했다.
삼일공고 3학년 심용준(18) 군은 "그랜드슬램에서 한국인 최초로 준결승에 진출한 정현 선배가 멋지게 느껴지기도 하고 부럽기도 하다"라면서 "12년 동안 테니스를 했는데, 앞으로 더 열심히 연습해서 정현 선배처럼 세계 무대에서 활약해 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수원북중 1학년 이건우(13) 군은 "3세트 때 위기가 많아서 불안했는데, 정현 선배가 상대편보다 한 수 위의 경기력을 보여주면서 세트를 따낸 것 같다"라며 "선배의 기운을 이어받아 (나도) 세계적인 테니스 선수가 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정현이 초등학생 때부터 테니스를 가르친 삼일공고 테니스부 이강훈(38) 코치는 "현이가 이렇게 좋은 성적을 거두리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라며 "오늘 경기를 보니 정식적, 경기력 측면에서 이전보다 많이 성숙한 것 같다"라며 감격해 했다.

삼일공고는 준결승이 열리는 오는 26일 재학생과 졸업생들로부터 참여 신청을 받아 학교 강당에서 다시 한 번 '정현 응원전'을 펼칠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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