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집행유예로 풀려났다가 항소심 선고 후 법정구속 '롤러코스터'
박준우 前수석 증언 번복이 결정타…朴정부 靑캐비닛 문건도 영향
김기춘, 1급 공무원 사직요구 혐의 등 추가 인정돼 징역 3년→4년

< 조윤선 다시 구치소로 >박근혜 정부 시절에 특정 문화·예술계 인사를 지원 대상에서 배제한 이른바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뒤 구치소로 향하고 있다.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에 관해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가 23일 항소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조 전 수석은 지난해 1월 21일 문체부 장관일 당시 현직 장관으로는 사상 최초로 구속된 후 187일 만인 지난해 7월 27일 1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석방돼 불구속 상태로 2심 재판을 받아왔으나 풀려난 지 180일 만에 다시 수감됐다.

2심이 1심을 뒤집고 유죄 판단을 내린 것은 박준우 전 정무수석이 증언을 바꿨고, 특검이 제출한 청와대 캐비닛 문건 등 새로운 증거가 반영된 것이 결정적인 요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1심은 조 전 수석이 "정무수석으로서 신동철이나 정관주가 지원배제에 관여하는 것을 지시하거나 이를 보고받고 승인하는 등의 행위를 담당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하고 국회 위증 혐의만 일부 유죄로 판단했다.

하지만 이날 항소심 재판부는 "박 전 수석의 인수인계와 신동철의 보고를 통해서 정무수석실에서 좌파 명단을 관리해서 그들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이뤄지지 않도록 감시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수용했다고 볼 수 있다"며 유죄로 봤다.

박 전 수석은 작년 5월 조 전 수석의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박영수 특별검사팀 조사 당시 진술을 뒤집고 "특검 조서에는 민간단체 보조금 TF도 설명했다고 나오지만, 기억이 확실치 않다.(조 전 수석이 TF) 설명을 들은 적이 없다면 제가 그렇게 말하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1심이 조 전 수석의 직권남용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게 된 결정적 이유로 꼽혔다.

하지만 박 전 수석은 작년 11월 항소심 재판에 다시 증인으로 출석해 "조 전 수석에게 TF에 대해 인수인계를 했다"고 증언을 번복했다.

항소심에서 새로 채택된 증거인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캐비닛 속 문건들도 유죄 인정에 영향을 끼쳤다.

이 문건들은 박근혜 정부 청와대 제2부속실에서 관리하던 공유 폴더, 정무수석실에서 발견된 파일과 문서들로, 대통령이나 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 자료다.

현 정부 청와대에서 발견해 검찰과 특검으로 넘겼다.

문건에는 김 전 실장이 조 전 수석과 블랙리스트 관련 지시·보고를 주고받은 정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이들 문건에 적힌 문구에 대해 "그동안 정무수석실에서 좌파 지원배제에 관여했음을 보여주는 유력한 근거"라며 "정무수석실 내의 검토 논의가 조 전 수석의 지시나 승인 없이 이뤄졌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조 전 수석의 블랙리스트 혐의를 유죄로 인정함에 따라 1심이 일부 무죄를 선고했던 국회 위증 혐의도 전부 유죄로 판단했다.

김기춘 전 비서실장은 항소심에서 혐의가 일부 추가 인정되면서 징역 4년을 선고받아 형량이 늘었다.

1심에서는 징역 3년을 받은 바 있다.
2심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1급 공무원 사직 강요와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1급을 면직할 땐 객관적이고 합리적 근거가 있어야 하며 아무런 근거 없이 자의에 따라 함부로 면직할 수는 없다"며 "김 전 실장의 사직요구는 주로 지원배제 실행에 소극적이었다고 평가되는 전직 장관과 가까운 사이였다는 등 이유로 자의적으로 이뤄져 위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 밖에 1심에서 김 전 실장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판단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16년 문화예술진흥기금 지원 심의 등에 대해 "개별적 관여 사실이 인정되거나 (유죄로 인정된 다른 사업과) 포괄일죄(여러 행위가 포괄적으로 하나의 범죄를 이루는 것) 관계에 있어 책임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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