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부터 가상화폐 거래실명제가 도입된다. 또 가상화폐 거래자가 하루 1000만원, 일주일간 2000만원 이상 입출금하는 경우에는 자금세탁 의심 거래로 분류될 수 있다. 은행은 의심거래일 경우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보고해야 한다.

금융위원회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가상화폐 취급업소 점검 결과 및 자금세탁 방지 가이드라인'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FIU와 금감원은 은행권에 대해 합동으로 6개 은행에 대해 현장점검을 실시했다"며 "은행들은 자금세탁 의심거래를 인지할 수 있는 고객확인 절차나 내부통제 장치를 갖추지 못하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은행, 의심거래 보고 제도 강화

가상통화 관련 자금세탁방지 가이드라인은 이러한 합동 현장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마련됐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은행들은 금융거래 상대방이 가상화폐 취급업소인지 여부를 식별할 수 있도록 특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금융거래상대방이 전자상거래업, 통신판매업 등 특정 업종을 영위하거나, 단시간 내에 다수의 거래자와 금융거래를 하는 등 통상적이지 않은 거래행태를 보이는 경우 주의해야 한다.

현장점검 결과 일부 가상화폐 업소들이 쇼핑몰, 통신업 등 가상통화 거래와 무관한 업종의 법인으로서 계좌를 개설했기 때문이다.

거래상대방이 가상화폐 취급업소인 경우에는 통상의 확인사항 외에 취급업소가 거래금을 안전하게 관리하는지 여부 등도 별도의 강화된 고객확인(EDD)을 시행해야 한다.

가상화폐 거래 이용자가 1일 1000만원, 7일 2000만원 이상의 금융거래를 하거나 단시간 내에 빈번한 거래를 한 경우 자금세탁을 의심할 수 있는 금융거래 유형으로 분류된다. 은행들은 의심거래로 판단할 경우 FIU에 보고해야 한다.

FIU의 가상화폐 거래행태 분석에 따르면 500만원 규모의 입출금은 전체거래의 10%를 차지했다. FIU는 전체거래의 20% 가량이 의심거래 보고 제도에 포함돼야 한다고 판단, 금액 기준을 1일 1000만원, 7일 2000만원으로 잡았다.

김 부위원장은 "입출금 기준인 만큼 가상화폐의 투자 한도와 연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이사회·최고경영진의 책임을 부과하는 등 은행들의 내부통제도 강화한다.

금융위는 이날부터 29일까지 의견청취 기간을 거친 후 오는 30일부터 가이드라인을 시행할 계획이다.

김 부위원장은 "자금세탁방지를 위한 자료제출 요청에 협조하지 않는 가상화폐 취급업소에 대해 은행이 계좌서비스 중단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며 "자금세탁에 악용될 위험이 큰 가상통화 취급업소를 사실상 퇴출시키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오는 3~4월께 현장점검을 나가 가이드라인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확인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가이드라인을 수정·보완한다. 만약 법령 위반사항이 들어날 경우 엄중 조치한다.

앞으로 은행들의 자금세탁 의심 거래 보고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FIU 내에는 '가상통화거래 심사분석팀' 등 별도의 팀을 신설할 예정이다. FIU 분석 후 탈세 등 조세 관련 정보는 관세청, 검찰 등 수사기관에 제공한다.

"취급업소 거래 은행과 동일한 은행 계좌 있어야"

가상화폐 거래에 실명거래를 정착시키기 위한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 시스템 구축도 오는 30일까지 완료된다.

가상화폐 계좌를 취급하는 신한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 등 6개 은행들은 시스템 구축을 마치고, 서비스를 시행할 예정이다.

실면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가 시행되면, 기존 가상계좌 서비스는 더 이상 가상화폐 거래에 사용할 수 없다.

가상화폐 취급업소의 거래 은행과 동일한 은행의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이용자는 해당 계좌를 통해 입출금이 가능하다. 그러나 취급업소의 거래 은행의 계좌가 없는 경우 이용자는 가상화폐 취급업소에 추가로 입금을 할 수 없게 된다. 단 출금은 가능하다.

예를들어 가상화폐 취급업소가 신한은행과 거래를 하고 있을 경우, 신한은행 계좌가 있는 투자자라면 기존처럼 입금과 출금이 모두 가능하다. 그러나 신한은행 계좌가 없으면 출금만 할 수 있고, 더 이상 돈을 넣지 못한다. 따라서 은행이 일치하지 않는 거래자들은 해당은행의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 개시 이후에는 가상화폐 취급업소의 본인확인 절차를 거쳐 은행에 개설된 계좌를 동록 신청해야한다. 은행이 실명확인한 계좌주 정보와 가상화폐 취급업소로부터 제공받은 거래자 정보가 일치해야 한다. 은행의 시스템상 거래자의 입출금 계좌로 등록이 완료된다.

가상화폐 취급업소와 실명확인 입출금계정서비스 관련 계약은 모두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해야 한다. 김 부위원장은 "서비스 시행 여부는 전적으로 은행이 판단해야 한다"며 " 자금 세탁 방지 업무에 자신이 있다면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실명확인 입출금계정 서비스 시행을 통해 자금이동이 투명해지고, 미성년자, 외국인 등의 무분별한 거래를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 부위원장은 "이번 금융부문 대책은 가상화폐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탈세·자금세탁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며 "가상화폐 취급업소를 제도화하거나 가상화폐 취급업소를 통한 거래를 활성화하는 취지는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김근희 한경닷컴 기자 tkfcka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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