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청년실업 증가로… 채무조정 신청, 3년 연속↑
지난해 빚을 갚을 능력이 되지 않아 채무조정을 신청한 채무자가 10만 명을 넘어섰다. 채무조정 신청이 10만 명을 넘어선 것은 금융위기 이듬해인 2009년 이후 8년 만이다.

19일 신용회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채무조정 신청자는 10만3277명으로 2016년(9만6319명)보다 7.2% 증가했다. 지난해 채무조정 신청자는 2009년(10만1714명)과 비교해도 1.5% 많은 수준이다.

채무조정은 상환능력이 부족한 채무자에게 채무감면, 상환기간 연장 등을 통해 상환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다. 신청자 중 86.3%가량인 8만908명이 채무조정 대상으로 확정됐다.

채무조정 신청이 급증한 것은 그만큼 빚을 갚을 여력이 안 되는 채무자가 많아졌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경제성장률이 몇 년째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는 데다 청년실업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어 채무조정 신청이 크게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신용회복위 관계자는 “부채 관리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해 주는 신용교육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채무조정 신청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돈을 빌렸다가 갚지 못하겠다고 채무조정에 기대는 식의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은행 관계자들은 “대출 계약에는 상환에 대한 책임까지 포함돼 있는데 채무조정이 늘어나는 것은 우리 경제에 바람직한 현상이 아니다”고 입을 모았다.

채무조정 신청은 2014년을 기점으로 3년 연속 증가세다. 2014년 8만5168명에서 2015년 9만1520명, 2016년 9만6319명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해엔 10만 명을 넘어섰다.
신용회복위원회가 시행하는 채무조정은 개인워크아웃과 프리워크아웃 두 가지다. 개인워크아웃은 연체기간이 90일 이상인 채무자의 이자를 모두 감면해주는 제도다. 프리워크아웃은 연체기간이 31일 이상 90일 미만인 단기 연체 채무자를 대상으로 상환 기간을 연장하고 이자율을 인하해준다. 지난해 채무조정 신청자 중 개인워크아웃은 8만3998명, 프리워크아웃은 1만9279명이다. 2016년 대비 6%, 12.8%씩 증가했다.

지난해엔 채무조정자를 위해 긴급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해주는 소액금융 내역도 2016년보다 많았다. 지난해 소액금융 지원 대상은 2만381명으로, 654억6900만원을 지원했다. 2016년과 비교하면 인원은 2.4%, 금액은 2.5% 증가했다.

신복위는 협약 의무 가입대상이 2016년 9월부터 대부업체, 저축은행 등으로 확대된 것도 채무조정 신청이 늘어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2016년 3600개였던 신복위 협약 금융회사는 지난해 말 5100개까지 늘었다. 금융당국은 채무조정 관련 도덕적 해이 등을 방지하기 위해 부채 및 신용관리 인식 제고 교육 등에 공들일 계획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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