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대책 논란

환경부 "보완대책 마련"
전국 주요도시에 '2부제'
위반하면 과태료 10만원

전문가 "실효성 없을 것"
고농도 미세먼지 원인 80%
중국 등 해외가 주범

국무조정실 "화력발전 가동중단"
국토부 "대중교통망 개선"
각 부처 앞다퉈 대책 쏟아내

새해 들어 두 번째로 시행된 ‘수도권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를 알리는 문구가 17일 서울 올림픽대로 전광판에 표시되고 있다. 비상저감조치는 지난해 12월30일에 이어 이달 15일과 이날까지 세 차례 시행됐다. 조치가 발령되면 공공부문에 한해 차량 2부제, 대기 배출 사업장·공사장 단축 운영 등이 시행된다. 연합뉴스

정부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차량 2부제’를 공공부문에서 민간 승용차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부제 대상에 수도권뿐 아니라 전국 주요 도시도 포함하고 위반 시 최대 10만원의 과태료를 물릴 방침이다. 하지만 국내 미세먼지 중 자동차에서 나오는 미세먼지는 10% 수준에 불과한데 ‘너무 과도한 조치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미세먼지의 ‘주범’으로 꼽히는 중국발 미세먼지는 손도 못 댄 채 실효성 없는 대책만 내놓는다는 비판이다.

◆‘홀짝제’ 어기면 과태료 10만원

환경부 관계자는 17일 “현행 수도권 미세먼지 저감조치를 민간으로 확대하고 이를 어기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작년 2월 처음 도입된 ‘미세먼지 비상저감 조치’에 대한 보완책이다.

비상저감 조치는 전날 16시간 동안 초미세먼지(PM 2.5) 농도가 ‘나쁨’(50㎍/㎥) 이상이고 다음 날도 서울과 인천, 경기 북부, 경기 남부 등 4개 예보권역에서 모두 ‘나쁨’ 이상이 예상될 때 발령된다. 미세먼지 경보단계는 ‘좋음’, ‘보통’, ‘나쁨’, ‘매우 나쁨’ 네 단계다. 미세먼지 경보는 지난해 12월30일 처음 시행됐고 올 들어 지난 15, 17일에 이어 18일까지 세 차례 발령됐다.

조치 발령 시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의 공공기관 대상으로 차량 2부제가 시행된다. 정부 계획은 2부제를 수도권 외 주요 도시와 민간 승용차로 확대하려는 것이다. 위반 시 최대 10만원의 과태료를 물리는 방안도 포함된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금은 미세먼지 저감조치가 발령돼도 수도권과 공공부문만 참여하기 때문에 의미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며 “저감조치 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공공뿐 아니라 민간 참여가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크다”고 말했다.

◆미세먼지 80%가 중국발인데…

하지만 현장에선 실효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고농도 미세먼지 중 60~80%가 해외에서 유입된다. 그나마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 중 자동차가 미치는 영향은 10% 정도밖에 안 된다. 국내에서 자동차를 못 다니게 해도 중국발 미세먼지를 줄이지 않으면 헛수고라는 얘기다.
이 같은 이유로 정부가 추진해 온 미세먼지 대책은 실효성 논란에 시달렸다. 석탄화력발전소 가동 중단이 대표적이다. 정부는 작년 6월 한 달간 전국 8기의 노후한 석탄화력발전소를 가동 중단하고 해당 지역의 미세먼지 변화를 측정했다.

충남 지역 40곳을 대상으로 대기를 측정한 결과 발전소 가동 중단에 따른 미세먼지 감축효과는 1.1%에 그쳤다. 발전사들은 “감축 효과 1%를 얻기 위해 한 달간 수백억원의 이익을 날렸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먼지총량제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미세먼지 대책 중 하나로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 대상을 수도권에서 지방으로 확대하고 미세먼지총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먼지총량제는 공장을 새로 짓거나 증설할 때 큰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며 “미세먼지를 줄이는 효과는 불확실한데 기업 경쟁력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헛발질’ 계속되나

이날 국무조정실은 화력발전소 5곳 가동 중단, 미세먼지 다량배출 사업장 단속기준 강화 등의 내용을 담은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미세먼지 대책 특별위원회에 보고했다. 주무부처인 환경부뿐 아니라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 여러 부처들이 너도나도 미세먼지 대책을 내놨다.

국토부는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고 대중교통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수도권 광역 대중교통의 편의성을 개선하겠다”고 했다. 서울로 진입하는 광역버스부터 마을버스까지 매연 없는 압축천연가스(CNG) 버스를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도 선보였다. 김은경 환경부 장관은 “한·중 정상 간의 미세먼지 문제 논의를 바탕으로 대기 질 공동조사·연구, 저감기술 이전 등 양국 간 협력체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야당 의원들은 “실효성과 형평성이 없는 대책들”이라며 질타했다. 김재경 자유한국당 의원은 “(하루 50억원이 쓰인 서울시의) 대중교통 무료조치로 도로 교통량이 평소에 비해 1.8% 감소하는 데 그쳤다”고 지적했다.

심은지/박종필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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