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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는 17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향해 칼끝을 조여가고 있는 검찰의 다스 비자금 및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수사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특히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이 전 대통령까지 직접 수사 선상에 오를 경우 보수정권 전체의 정당성이 문제가 되는 상황인 만큼, 적폐청산의 고삐를 바짝 조이고 나선 더불어민주당과 마지막 방어선을 쳐야 하는 자유한국당은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민주당은 일단 모든 의혹의 정점에 이 전 대통령이 있다며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촉구함과 동시에 이 전 대통령이 스스로 나서 해명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원 특활비 상납과 다스 비자금 정점에 이 전 대통령이 있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며 "오늘 새벽 김진모, 김백준이 구속됐고 그 윗선에 대한 수사도 본격적으로 이뤄지리라고 본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이 전 대통령의 혐의가 확인되면서 정례 티타임에 전보다 많은 인사들이 모였다고 하는데, 이는 한 나라의 대통령답지 못한 꼴사나운 모양새고 독재자의 관계기관대책회의가 연상된다"며 "이제라도 (이 전 대통령은) 실체적 진실을 고백하고 검찰은 신속하고 철저하게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현 대변인은 '집사'로 불리는 이 전 대통령 핵심 측근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김진모 전 민정2비서관이 국가정보원 불법 자금 수수 혐의로 구속된 것에 대해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하며 "이 전 대통령은 이실직고부터 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대변인은 "지금이라도 이 전 대통령은 정치보복이라고만 둘러대지 말고 자신을 둘러싼 모든 의혹을 이실직고부터 해야 한다"며 "다스의 실소유주 의혹부터 국정원 특수활동비 수수 의혹에 이르기까지 검찰은 신속하고도 철저한 수사로 모든 의혹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2007년 대선 당시 이 전 대통령 공격 선봉에 섰던 박영선 의원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만감이 교차하는 새벽, 눈을 뜨고 법원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그동안 참 힘들었고 외롭게 싸웠다. '신은 진실을 알지만 때를 기다린다', 다시 한 번 그 말을 가슴에 새긴다"며 이 전 대통령 측근 구속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반면 한국당은 이 전 대통령을 겨냥한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를 정치보복이라고 몰아붙이며 방어막을 치고 나섰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치 보복적인 일념으로 댓글 사건에 이어 다스, 국정원 특수활동비까지 엮어서 자신의 목적에 따라 정치적 한풀이를 달성하려고 하는 정권"이라며 "전직 대통령을 법정에 꼭 세워야겠다는 정치보복"이라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정권에 경고한다. 대한민국 이전의 (조선왕조) 500년은 사초 정치에 함몰돼 끊임없이 신하들이 양 진영에서 싸웠고, (그러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맞이했다"면서 "언제까지 정치, 정책, 인사보복으로 점철할 수 있을 것인지 지켜보겠다. 촛불정신이 정치, 정책, 인사보복을 위한 촛불이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정치보복 프레임을 내세워 일단 대여공세에는 나서지만 이 전 대통령을 직접 방어하기보다 한 발짝 물러서 간접 지원사격하려는 움직임도 감지됐다.

지난해 탄핵 정국 이후 등 돌린 여론이 여전히 싸늘한 데다 검찰수사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직접적으로 '결백'까지 방어하는 데 따르는 정치적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 전 대통령 측근들이 직접 나서 의혹을 해명하고 당은 측면에서 지원해야 한다는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당 관계자는 "우리가 직접 저항하지 않아도 표적 수사라는 것을 국민이 알지 않겠느냐"면서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직접 지원보다 검찰의 불공정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국민의당은 이번 문제는 정치적으로 접근할 사안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의혹이 있다면 조사를 받고 법적 처벌의 대상이 돼야 한다고 논평했다.

김철근 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이 전 대통령이 관련된 부분이 있다면 조사를 받고 법적 처벌의 대상이 돼야 한다"며 "전직 대통령이라는 이유로 조사를 회피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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