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수백억 원대 배임을 저지른 의혹 등을 받는 조현준(49) 효성그룹 회장이 17일 검찰에 출석했다.

조회장은 검찰청사에 도착해 취재진에 "집안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 성실히 조사받겠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사2부(김양수 부장검사)는 이날 오전 9시 25분 조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 혐의를 추궁했다.

검찰은 조 회장의 진술 내용 등을 검토한 뒤 그의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2010∼2015년 측근 홍모씨의 유령회사를 효성그룹 건설사업 유통 과정에 끼워 넣어 '통행세'로 100여억원의 이익을 안겨주고, 그 돈만큼을 비자금으로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자신이 지분을 가진 부실 계열사 갤럭시아포토닉스에 효성이 수백억원을 부당지원하게 한 혐의, 300억원 규모의 '아트펀드'를 통해 미술품을 비싸게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금을 횡령하고 이 부실의 연대보증을 효성에 떠넘긴 혐의도 조사 대상이다.
검찰은 조 회장이 노틸러스효성 등 계열사가 2000년대 중후반부터 홍콩 페이퍼컴퍼니에 '컨설팅' 비용 명목으로 수년간 수십억을 보내게 하는 등 해외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도 의심하고 있다.

조 회장이 자신과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인대회 출신 영화배우, 드라마 단역배우 등 4명을 '촉탁 사원' 형식으로 허위 채용해 급여를 지급했다는 의혹 등도 규명할 방침이다.

효성의 비자금·경영비리 의혹은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2014년 7월부터 친형인 조 회장을 상대로 수십 건의 고발을 제기한 것이 계기가 됐다.

'형제의 난'으로 불렸던 당시 고발 사건 이후 검찰은 3년여가 흐른 지난달에서야 효성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2010년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이후 사면됐던 조 회장은 2013년 효성그룹 탈세 수사 당시 법인카드로 16억원을 횡령한 사실이 드러나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이 사건은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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