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는 법원이 정해준 길 따라가야

일반인들은 부동산 거래 가운데 유독 경매를 어려워한다. 권리분석이 경매에만 적용되는 작업이라는 오해 때문이다.

권리분석은 아파트에 입찰할 때 낙찰과 동시에 낙찰자가 어떤 권리를 인수하게 되는지 분석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일반매매에도 반드시 필요한 절차다. 매수자는 해당 아파트의 등기부상 가압류나 근저당권 등의 제한권리가 설정돼 있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해당 아파트에 거주하는 점유자에 대한 점검 또한 필수다.

권리분석만 놓고 따진다면 일반매매보다 경매가 훨씬 안전하다. 경매의 기본구조는 정해진 법령과 절차에 따라 기존 권리들을 모두 말소하고 안전한 상태로 넘겨주는 것이다.

권리분석은 원리만 이해하면 전혀 어렵지 않다. 시중의 경매 입문서나 경매학원에서는 천편일률적으로 말소기준권리를 암기시키는 것으로 권리분석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법이 정한 것도 아닐뿐더러 상당히 위험하기까지 하다.
경매는 입찰자들이 말소기준권리 등 기본적인 원리를 배우고 익힌 뒤 스스로의 판단으로 리스크를 통제하며 입찰하는 구조가 아니다. 오히려 입찰자 자신의 판단을 최소화하고 법원이 정해준 대로만 따라가야 안전하게 경매에 임할 수 있다.

경매를 진행할 때 법원은 ‘매각물건명세서’를 공지한다. 경매대상 물건에 위험요소가 있으면 알려주고 그 위험의 세부내용을 안내해주는 서류다.

입찰자가 인수해야 할 권리는 크게 등기부상 권리, 그리고 임차인의 보증금으로 나뉜다. 우선 등기부상 권리는 물건명세서에 기재된 ‘등기된 부동산에 관한 권리 또는 가처분으로 매각으로 그 효력이 소멸되지 아니하는 것’이라는 난에 기재된 내용만 확인하면 된다. 비어 있으면 낙찰자가 인수할 것이 없다는 뜻이다. 혹시 그 난에 어떤 내용이 기재돼 있다면 그 권리는 말소되지 않으니 조심하면 된다.

임차인에 대한 권리분석은 물건명세서 상단에 최선순위 설정일자와 임차인의 전입신고 일자를 비교해보면 된다. 임차인이 전입할 당시 등기부에 아무런 권리설정이 없었다면 임차인의 보증금을 다른 권리보다 우선해서 보호해 줄 필요가 있다. 임차인이 낙찰자에게 자신의 보증금을 돌려달라고 할 수 있는 권리를 대항력이라고 한다. 임차인의 전입신고가 최선순위 설정일자보다 빨라 대항력이 있으면 보증금을 돌려줘야 할 수 있으니 조심하고, 최선순위 설정일자 이후에 전입신고가 돼 있다면 그냥 입찰하면 된다.

정충진 < 법무법인 열린 대표 변호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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