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장 무책임·교육청 뒷짐에 아이들 인권·교육권 배제"

"신나야 할 방학식에 폐교 소식을 듣고 반 아이들 대부분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추억을 만날 수 있는 은혜초등학교가 폐교 안 되게 도와주세요.

"
17일 교육계에 따르면 학생감소에 따른 재정적자 누적을 이유로 폐교를 추진하는 서울 은평구 은혜초등학교가 실제로 문 닫는 일을 막기 위한 청와대 국민청원이 전날 시작됐다.

'은혜초등학교 폐교에 대한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달라'는 제목으로 올라온 이번 은혜초 폐교반대 국민청원에는 만 하루도 안 돼 700여명이 동의를 표했다.

청원자는 "학교의 주인은 우리가 아니냐며 우는 아이들을 보며, 학부모들은 교육이 사업으로 전락하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 뜻을 모았다"면서 "폐교 결정을 내린 재단 이사회에 교육은 사업의 일종으로 전락시켜 이사장이 농락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알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교육청은 학생이 1명이라도 남으면 폐교 인가를 내줄 수 없다고 하지만 이사장은 이를 무시하고 2월 28일 이후 학사일정 운영계획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면서 "교육청의 뒷짐 지기, 교사의 미온적 태도, 이사장의 무책임 사이에서 아이들 인권과 교육권이 철저히 배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원자는 은혜초의 마지막 졸업생이 될 수 있는 6학년 학생들이 폐교에 반대하며 쓴 편지글도 함께 공유했다.

1966년 개교한 사립초등학교인 은혜초는 최근 학생감소에 따라 재정적자가 누적됐다며 서울시교육청에 폐교 인가를 신청했다가 반려됐다.

작년 12월 기준 은혜초 전교생은 235명으로 정원(360명)의 65.3%에 그친다.
재정적자 규모는 3억원대로 알려졌다.

서울시교육청은 단 1명의 학생이라도 계속 학교에 다니길 원하면 폐교 인가를 절대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만약 인가 없이 폐교를 강행하면 학교 경영자를 고발할 방침이지만, 실제 문 닫는 것을 막기 위한 방법은 현실적으로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은혜초는 최근 교원 13명 전원에게 다음 달 28일자로 해고하겠다는 통지를 했다.

교육청 방침에 아랑곳없이 폐교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학부모들로 구성된 은혜초 비상대책위원회는 17일 간담회를 열고 향후 대응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현재 전교생의 약 40%인 90여명이 전학 의사를 학교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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