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결제 가능 상점 증가?…실상은 거의 없어
QR코드 계산 간단하지만…송금지연·수수료 등 불편
"사용자 적어 중단" vs "전망보고 도입" 의견 엇갈려

서울 명동의 한 암호화폐 거래소 앞을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한경DB

"외국인 고객 유치를 위해 2년 전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했지만 이용자가 단 한 명도 없어 지난해 이미 서비스를 접었습니다." (명동의 한 비트코인 취급 병원)

투자대상과 함께 결제수단으로써의 암호화폐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지만 실상은 이를 결제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은 편이다. 암호화폐의 가치가 전체적으로 급등한 탓에 이용객들이 이를 소비보다는 저장과 투자의 대상으로만 보고 있어서다.

실상은 결제 서비스 접었거나 이용객 '0명'

비트코인을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곳을 알려주는 '코인맵'에 따르면 국내에서 비트코인으로 결제가 가능한 매장은 총 162곳. 한 달 전에 비해 9곳이 늘었다. 종류도 음식점, 안경원, 옷가게, 치과, 한의원, ATM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16일 매장에 문의를 해본 결과 실제 사용할 수 있는 곳은 3분의 2 정도에 불과했다.

코인맵에 등록돼 있는 음식점인 '교동집'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암호화폐를 받는다고 했지만 사용자가 거의 없는 데다 종업원에게 일일이 QR코드로 수령할 수 있는 방법을 교육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어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밝혔다.

피부과 병원인 플로레의원 관계자도 "실제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하겠다는 고객이 한 명도 없었다"며 "결제 시스템도 복잡하고 관리도 어려워 이제는 비트코인 결제를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 비트코인으로 결제를 하려면 코인을 송금할 때는 점주의 전자지갑내 QR 코드를 스캔하거나 주소를 복사해서 붙여넣어야 한다. 하지만 점주가 매장에 없을 땐 휴대폰 이용이 어렵거나, 거래에 미숙한 종업원이 결제를 진행할 경우 송금 오류의 가능성이 있다.

이 때문에 일부 업체들은 암호화폐 결제 전담 직원을 둔 경우도 있었지만 이 또한 사전에 연락을 하고 방문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만약 송금 오류시 되찾으려면 오랜 기간이 걸리거나 책임 소재를 묻기 어렵기 때문에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서울 명동의 한 호텔 관계자는 "일본인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비공식적으로 비트코인 결제 서비스를 했지만 담당 직원이 관두면서 자연스럽게 흐지부지 됐다"며 "서비스 재개는 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비트코인 결제를 받고 있지만 한번도 이용한 사람이 없거나 앞으로 서비스를 하지 않겠다는 상점도 다수였다.

경기도 안산에 한 슈퍼마켓 관계자는 "슈퍼마켓 중 국내에서 가장 먼저 비트코인 결제를 도입했지만 그동안 실제 이 서비스를 이용한 사람은 취재를 위해 얼마 전 다녀간 기자 한 명뿐"이라며 "암호화폐 가격의 급등락이 심해 실제 결제로 이어지기까지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문을 닫은 명동의 한 비트코인 ATM 설치 매장 관계자는 "시세 변동이 심하고 수수료가 부담돼 서비스를 이미 접었다"며 "수수료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는 당분간 화폐의 기능으로 자리잡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는 점주가 이를 수령하면 시세가 실시간으로 변하기 때문에 되팔기 전까지 리스크를 온전히 감당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손실에 대한 부담도 점주가 떠안아야 하는 것.

"암호화폐 유망…뒤늦게 도입하는 곳도"

하지만 신규로 암호화폐 결제를 도입하는 업체도 있다. 미래 대안화폐로 도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거나 편익 등을 고려한 것이다. 일단 이용 고객이 많지 않아 부담도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서울에 있는 의류업체 '옛날교복'은 지난주 암호화폐 결제가 가능한 곳을 표시해주는 '코인맵'에 비트코인 결제 가능 매장으로 새로 등록했다.

시세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암호화폐를 도입한 것은 앞으로 실물경제에서 사용 가능한 통화로써의 기능을 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옛날교복 관계자는 "당장 고객들이 많이 이용할 것이란 기대는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통용 가능성을 보고 도입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실생활에서 사용 가능한 코인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에 있는 모 학원은 3년여간 꾸준히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암호화폐를 받아오고 있다. 주로 외국에서 오래 공부하고 국내로 들어온 유학생들을 대상으로 수령하고 있다는 게 이 학원의 설명이다.

이 학원 관계자는 "유학생들이 학원비를 송금할때 비트코인을 이용할 경우 수수료 등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도 꾸준히 암호화폐를 받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암호화폐를 지급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나타나면서 과세 형태에 대한 정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암호화폐 법적지위가 규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세 경계가 모호한 상황이다.

조아라/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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