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선하다" vs "강요하는 느낌" 엇갈린 시민 반응

30~40대 여성 지지자들 모금
2200만원으로 19개 역사 광고

교통공사 홈페이지 찬반 격론
광고 게재 지지 글 많지만 일부선 당장 내리라는 주장도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가 2000만원 이상을 모아 서울 지하철 역사에 내건 ‘대통령 생일 광고’(사진)가 화제이자 논란이다.

14일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여의도·광화문역 등 시내 19개 역사에 문 대통령의 생일을 축하하는 광고 37개가 설치돼 있다. 광고에는 문 대통령이 활짝 웃는 사진과 함께 ‘1953년 1월24일 대한민국에 달이 뜬 날. 66번째 생일을 축하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광고업계에 따르면 광고주는 30~40대 여성을 중심으로 구성된 ‘문재인대통령팬클럽’이다. 광고주로 알려진 트위터 계정 ‘Moon_rise_day’도 광고 게재 이후 “이번 이벤트는 문 대통령을 응원하는 평범한 여성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기획했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광고비는 한 역사에 약 120만원이다. 19개 역사의 총광고비는 2200만원 선으로 추정된다. 광고 비용은 자발적 출연을 통해 마련한 것으로 전해지지만 팬클럽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아이돌그룹 팬들이 이런 광고를 설치한 사례는 있지만 대통령을 포함해 정치인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신선하다”는 호의적인 시선과 “당장 내려야 한다”는 반대 여론이 동시에 제기되며 찬반 논란이 불거졌다. 직장인 방모씨(35)는 “대통령을 지지하는 건 자유지만 지하철역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도 지나다니는 공공장소”라며 “대통령의 생일까지 알아야 한다고 강요하고 정치몰이하는 것 같아 불편하다”고 했다.

서울교통공사 홈페이지 게시판에서도 “보기 좋다”는 견해와 “북한도 아니고 당장 내려야 한다”는 주장이 맞섰다. 19개 역에 광고가 설치된 지난 11일부터 이날까지 나흘간 접수된 게시글이 2100여 개에 달한다. 다만 논란이 커진 이후로는 광고 게재를 지지하는 글이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서울교통공사도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광고 제한 사유인 미풍양속 저해나 사회윤리 저촉의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면서도 “예상치 못하게 논란이 일어 여론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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