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규제 '글로벌 확산'

은행, 이달 말부터 신규거래 시작
법인 위장 '벌집계좌' 제재안 마련
농협, 기업, 신한, 국민, 우리, 산업 등 6개 은행이 논란 끝에 실명 확인된 계좌의 가상화폐 거래를 시작하기로 했다. 가상화폐 거래가 재개되더라도 거래자가 실명확인을 거부할 경우 기존 가상계좌에 대한 입금이 제한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14일 “가상화폐거래소에 가상계좌를 발급해온 이들 6개 은행이 기존 계획대로 이달 말까지 실명확인 계좌에 대한 신규 가상화폐 거래를 시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이 같은 방침을 재확인한 것은 지난 12일 몇몇 은행이 실명확인과 관계없이 가상화폐거래소에 대한 계좌 발급을 무기한 보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거래자 사이에 혼선이 빚어져서다.

해당 은행들은 이에 대해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이 지난 8일부터 자금세탁 방지 의무이행과 실명제 시스템 구축 등을 점검하고 있는 만큼 관련 정부 가이드라인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미일 뿐 가상화폐거래소와의 거래를 완전히 중단하겠다는 뜻은 아니다”고 해명했다. 이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자들은 이르면 이달 말부터 자신의 실명 계좌와 가상화폐거래소 계좌 간 송금을 통해 신규 거래를 할 수 있다. 다만 둘 간의 거래는 같은 은행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정부는 은행의 가상화폐 관련 거래가 시작되는 동시에 최대한 많은 거래자가 실명전환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기로 했다. 실명전환이 도입되면 기존 가상계좌로는 거래소에 더 입금할 수 없다. 거래소에서 출금만 가능하다. 실명으로 전환하면 입·출금이 자유롭다.

기존 가상화폐거래소들은 은행과의 계약을 통해 받은 가상계좌를 가상화폐 거래자에게 발급하고, 거래자들은 가상계좌를 통해 거래소의 법인계좌로 돈을 넣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가상화폐거래소들은 가상계좌를 통해 개인 간 식별을 할 수는 있지만 실명 확인은 힘들었다.

이번에 시행되는 실명전환 작업은 거래자와 거래소 사이의 가상계좌를 없애고, 실명계좌와 법인계좌 간 거래로 바꾸는 과정이다. 기존 계좌 거래에서 돈을 받은 이들은 송금한 사람의 이름만 확인할 뿐 계좌번호나 실명을 확인할 수 없었다. 은행들이 구축한 실명확인 시스템은 송금자 신분을 식별할 수 있도록 한 장치다. 정부는 또 가상화폐거래소 법인의 운영자금 계좌를 가상화폐 거래를 위해 사용하는 일명 ‘벌집계좌’에 대한 제재 방안도 마련 중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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