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14일 발표한 '문재인 정부 권력기관 개혁방안'의 키워드는 권력기관과 정치의 '절연'이다. 검찰·경찰·국정원 등 권력기관을 국민을 위한 기관으로 거듭나게 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나타냈다는 해석이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조국 민정수석에게 권력기관 개혁방안 마련을 지시했고, 조 수석은 지난해 5월 25일 청와대 기자실을 찾아 문 대통령의 지시를 전하고 권력기관 개혁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조 수석은 권력기관 개혁의 기본방침으로 ▲과거 적폐의 철저한 단절·청산 ▲촛불시민혁명의 정신에 따라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으로 전환 ▲상호견제와 균형에 따른 권력남용 통제를 천명했다.

◆'대공수사권' 넘겨받은 경찰…자치경찰제 도입·권한 분리분산

경찰의 경우 이미 10만 명 이상의 인원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이번 개혁으로 국정원의 대공수사권까지 넘겨받게 돼 조직이 방대해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에 자치경찰제를 도입하고 수사경찰과 행정경찰을 분리하는 등 경찰권한을 분리·분산하고, 그간 유명무실했던 경찰위원회를 실질화해 견제·통제장치를 갖추도록 했다.

특히, 비대해진 경찰이 권력을 남용해 인권침해가 일어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견제 장치를 두기로 했다.

조 수석은 이미 지난해 5월 춘추관 브리핑에서도 "경찰은 향후 수사권 조정에 대한 강한 염원을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수사권 조정의 필수적 전제로 인권 친화적 경찰을 어떻게 구현할 것인지에 대해 경찰 자체로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검찰 권한 축소…공수처 수사 대상에 검찰 포함

검찰의 경우 그간 기소를 독점하고 직접수사권한과 경찰수사 지휘권, 형의 집행권 등 방대한 권한을 보유한 채 정치권력과 결탁해 온 사례가 많았다는 점을 고려, 권한 축소에 초점이 맞춰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검찰은 국민만 바라보는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며 "법무부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방안을 마련한 것은 이런 국민 여망을 반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검찰은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수사권의 일부를 넘겨주게 됐으며, 검찰의 직접수사도 대폭 축소될 전망이다. 검찰이 장악하다시피 한 법무부의 탈(脫)검찰화가 추진되며, 공수처의 수사 대상에 검사도 포함될 전망이다.
◆국가정보원은 '안보정보원'으로 간판 바꿔…대북·해외정보에 집중

보수정권에서 임명한 국정원장 대다수가 국정농단에 연루돼 수사 대상이 되는 치욕을 겪은 국정원은 원의 명칭부터 변경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정원법 전면 개정안에 따르면 국정원의 명칭은 '안보정보원'으로 변경된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선 시절 공약한 '해외안보정보원'과 국정원이 바라는 '대외안보정보원'의 공통분모를 취한 것이다. 또 국내 정치·대공수사와 결별하고 대북·해외 부문에만 전념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최고수준의 전문정보기관으로 재탄생시키겠다'는 것이 청와대의 의중이다.

이는 문 대통령이 대선 기간 때부터 일관되게 밝혀 온 소신이기도 하다.

문 대통령은 대선 공약집인 '나라를 나라답게'에 "국가정보원의 국내 정보수집 업무를 전면 폐지하고 최고의 전문 정보기관인 해외안보정보원으로 개편하며, 대공수사권은 국가경찰 산하에 안보수사국을 신설해 대공수사에 빈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공약했다.

◆적폐청산, 경찰·검찰에 초점

과거 적폐에 대한 철저한 단절·청산은 검찰과 경찰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국정원은 새 정부 출범 초기 국정원개혁발전위원회를 발족해 과거 정치 개입 의혹 사건을 대대적으로 조사하고 수사 의뢰를 마친 상태이기 때문이다.

검찰은 진상조사 대상 사건 선정과 진상조사단 구성을 마치는 대로 진상조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경찰은 민간조사단 임용을 마치는 대로 ▲백남기 농민 사건 ▲밀양 송전탑 사건 ▲제주 강정마을 사건 ▲평택 쌍용차 사건 ▲용산 화재 참사 등 5대 우선 조사대상 사건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과거 적폐 진상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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