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3명 여진 불안과 추위에 기약 없는 나날…성금 지원 놓고 형평성 문제 불거져

"설 전에 집에 갈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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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에서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지 두 달이 다 됐지만, 아직도 500명이 넘는 이재민이 집에 가지 못한 채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다.

13일 포항시에 따르면 현재 흥해 체육관 168가구 355명과 기쁨의 교회 82가구 208명 등 250가구 주민 563명이 여전히 대피소에 머물고 있다.

한때 이재민이 300명으로 줄었다가 건축물 추가 정밀진단에서 위험 판정을 받은 북구 흥해읍 대웅파크 2차 아파트와 대성아파트 A동 두 곳 97가구 200여명이 대피소로 옮겼기 때문이다.

이들은 포항에도 연일 강추위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여진 공포와 추위로 고통 속에서 기약 없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포항시가 대피소 바닥 냉기를 막기 위해 은박지 매트리스를 깔고 장판, 이불 등을 나눠주고 대형 온풍기도 가동하나 추위를 막기에는 역부족이다.

대피소 이재민은 보상금으로는 집수리도 제대로 할 수 없는 데다 허술한 집에서 추위에 떠느니 차라리 대피소 생활을 택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 70대 이재민은 "집에 창문도 고치지 못해 추위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며 "여진 불안도 여전하고 별다른 대책도 없어 이러다간 설 전에 집에 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상당수 이재민은 이미 새 보금자리로 옮겨 점차 생활에 안정을 찾고 있다.

지진으로 살 집을 잃어 이주대상에 든 북구 610가구 가운데 현재 70%가량인 431가구(1천94명)가 국민임대아파트, 전세임대, 다가구 주택 등 새집으로 이사했다.

시가 마련한 조립식 주택과 컨테이너 주택 84채 가운데 60채에 159명이 들어와 임시로 생활하고 있다.
최 웅 포항시 부시장은 "이달 말까지 이주와 주거 대책을 마련하고 이재민을 상대로 귀가토록 설득한 뒤 설 이전에는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이재민이 없도록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지진 피해주민에게 지원도 신속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사이에 지원에 형평성 문제가 불거져 포항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시는 이재민 생활 안정을 위해 지난해 12월에 전·반파 주택 724가구에 500만원과 250만원씩 모두 25억5천300만원을 지원했다.

이어 지난 9일 주택 파손 피해가 덜한 1만6천991가구에도 국민 성금으로 169억9천100만원을 나눠줬다.

성금과 별도로 재난지원금으로 전파 900만원, 반파 450만원, 소파 100만원씩 배분했다.

그러나 일부 시민은 같은 피해를 봤더라도 조사대상에서 빠진 경우가 많고 주먹구구식으로 조사해 신뢰할 수 없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북구에 사는 이모(40·여)씨는 "피해가 작아 신고하지 않았거나 신고를 해도 대상에서 빠졌는데 비슷한 피해를 본 다른 사람에게는 지원하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며 "시의 조사를 믿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로 따라 포항시에는 1차 조사에 빠진 4천여 가구가 이의신청을 했다.

최근까지 추가 피해 신고도 4천 건이 넘게 들어왔다.

포항시 관계자는 "추가 피해가 들어와도 정부 국가재난정보관리시스템에 등록되지 않으면 지원 방법이 없다"며 "피해주민을 적극 지원한다는 것이 시 방침이기 때문에 이들을 지원할 재원을 마련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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